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판매 대금 미정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최형록 발란 대표가 28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앞서 발란은 이날 미정산 금액과 일정을 확정해 판매자(셀러)들에게 공지하겠다고 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했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이날 판매자 대상 공지문에서 “정산 지연 문제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며 “현재의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책임지고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2022년 10월 7일 최형록 발란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구체적인 정산 일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여러분들 직접 찾아뵙고 그간의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만 했다.

지난 24일부터 판매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발란은 ‘제2의 티메프 사태’ 확산 우려가 나올 정도로 판매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25일 발란은 정산금을 미지급한 입점사에 “자체 재무 점검 중 정산금이 과다 지급되는 등의 오류가 발견돼 정산금을 재산정하고 있다”며 “26일까지 재정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28일까지는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대표는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주주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외부 자금 유입을 포함한 구조적인 변화까지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라며 “지난달에는 기업 가치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경영권을 내려놓는 조건까지 감수하며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외부의 추측성 정보에 흔들리는 것은 불필요한 불안만 키울 뿐 아니라, 실질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차주부터 대면 소통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변화와 해결을 함께 만들어가겠다”라고 했다.

발란은 2023년 거래액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지난달 실리콘투로부터 150억원의 조건부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한 달도 안 돼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발란의 유동성 문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