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화장품 인셀덤 브랜드를 전개하는 리만코리아가 최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4500평 규모의 세계 최초 병풀 스마트팜을 완공했다. 국내 화장품 회사 중에 원료 확보를 위해 직접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것은 리만코리아가 유일하다. 건강기능식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인 콜마비앤에이치 정도가 스마트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랑이 풀’로도 불리는 병풀은 미나리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주요 성분은 아시아티코사이드와 마데카소사이드다. 이 성분들은 피부 상처, 낭창, 만성 궤양, 심혈관 질환 개선, 위점막 손상 개선, 항염, 항산화 효과 등의 다양한 작용을 한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 연고의 주요 성분이 바로 이 병풀이다. 통상 화장품에 시카(CICA)라는 단어가 붙은 것들이 병풀 사용 제품들이다. 병풀은 자연 상태에서 자라는 노지 재배가 일반적이다. 상온 24도 안팎의 온도가 유지돼야 해서 한국에서는 사계절 내내 키우기가 불가능하다.
리만코리아는 인셀덤의 모든 제품에 병풀 원료와 제주용암해수를 사용한다. 독자적인 원료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아예 일반 병풀보다 효과가 더 큰 ‘자이언트 병풀’이란 신품종을 2019년 개발했다. 산림청의 품종보호권등록을 통해 2042년 7월 5일까지 20년간 자이언트 병풀 품종을 독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자이언트 병풀은 잎과 줄기의 크기가 일반 병풀보다 2~4배가량 더 크게 자라고, 유효성분 함량 및 피부생리활성 효능이 더 뛰어난 신품종이다. 총 폴리페놀 함량도 일반 병풀에 비해 약 81%,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40%가 높다.
리만코리아는 자이언트 병풀을 계절이나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팜을 건축했다. 병풍 품질에 따라 화장품 성능이 들쑥날쑥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팜 강국인 네덜란드 기술로 건축했고, 농장 건축을 위한 투자금만 100억원이 들었다. 스마트팜 내부에선 온도 유지 및 빛 차단 기술이 적용된다.
리만코리아는 케이(K)뷰티 인기에 발맞춰 해외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캐나다, 대만, 홍콩 등에 진출했고, 해외 매출은 지난해 기준 2000억원이다. 올해 4월 중 싱가포르, 멕시코, 말레이시아에 이어, 하반기 일본, 태국, 필리핀 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홍콩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인셀덤 주력 제품은 기초 제품이지만, 내달 립틴트 등 색조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인셀덤 해외 매출 목표는 3000억원대다.
리만코리아 관계자는 “인셀덤 제품은 병풀 추출물 함량이 매우 높은데 원료가 식물이다 보니 스마트팜이 아니라면 수확 일자에 따라 완성품 품질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며 “균일한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스마트팜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제주에서 자란 국산 원료들로 만든 화장품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