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트와 섀도우 등 색조 제품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케이(K) 뷰티 브랜드 ‘롬앤’의 행보가 최근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브랜드 이름을 만들고 전 제품 기획을 진두지휘해 왔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민새롬과의 협업을 공식적으로 종료했기 때문입니다.
롬앤은 2016년 설립된 색조 화장품 전문 브랜드입니다. 퍼스널컬러에 맞춘 색조 제품으로 유명합니다. 뷰티 유튜버 ‘개코’로도 알려진 민새롬은 모회사인 아이패밀리에스씨와 손을 잡고 이 브랜드를 이끌어 온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아이패밀리에스씨는 김태욱 대표가 설립한 화장품 회사로 ‘롬앤’이 회사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배우 채시라의 남편이기도 한 김 대표는 2000년 웨딩서비스업체 아이웨딩네트웍스를 설립했고, 민새롬의 손을 잡고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롬앤의 인기 제품으로는 ‘쥬시 래스팅 틴트’와 ‘배러 댄 팔레트’가 꼽힙니다. 롬앤은 다양한 색감의 틴트와 섀도우를 출시해 한국의 색조 화장품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쥬시 레스팅 틴트는 국내 대표 뷰티 플랫폼인 CJ올리브영 어워즈에서 최근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롬앤의 성공은 민새롬의 기획력 덕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기존 웜톤 일색이었던 한국 색조 시장에 쿨톤 제품을 다량 선보이면서 퍼스널컬러에 맞는 색조 메이크업을 유행시킨 장본인이라는 것이죠.
실제 ‘코덕(코스메틱 덕후)’로 유명했던 그는 블로거 시절부터 꾸준히 색조 화장품을 연구해 왔습니다. 사람마다 얼굴색이 다른 만큼 어울리는 색도 가지각색인데, 한국 색조 제품군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롬앤의 ‘롬’도 본인의 이름에서 직접 따왔습니다.
롬앤은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뷰티 리뷰 사이트인 앳코스메와 립스에서 롬앤의 제품들이 상위권에 오르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 MZ세대(1980~2000년대생)의 ‘쁘띠프라(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제품)’ 선호 경향과 맞아떨어진 결과로, 롬앤의 다양한 컬러와 우수한 품질이 인기를 이끌었습니다.
이 같은 인기에 지난해 아이패밀리에스씨는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565억원을 기록, 이미 전년 전체 매출(1487억원)을 뛰어넘었습니다.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부분 롬앤의 매출입니다.
하지만 올해 미국 등 서구권 진출을 본격화하는 롬앤은 브랜드 모태인 민새롬과 작별을 선언했습니다. 작은 회사로 시작했던 롬앤이 직원 수 100명, 매출 2000억원이 넘는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시즌2′가 시작된 것이죠. 양측의 새출발과 발전을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뮤즈’를 떠나보낸 롬앤의 차기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