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기업가치 1000억엔(약 9800억원) 규모 K뷰티 기업 20개사, 100억엔(약 980억원) 규모 100개사를 육성하겠다. 글로벌을 무대로 K뷰티가 30조원 가치를 창출하는데 큐텐재팬이 마중물이 되겠다.”
구자현 이베이재팬 대표이사 겸 이베이글로벌 부사장은 1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 큐텐재팬 K뷰티 메가 컨퍼런스’에서 이런 경영방침을 밝혔다. 이베이재팬은 일본에서 온라인 오픈마켓 ‘큐텐재팬(Qoo10.jp)’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 6월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큐텐재팬은 회원 수 2500만 명을 보유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일본 이커머스 시장에서 라쿠텐, 야후, 아마존에 이은 후발주자지만, 뷰티 상품군에 집중하며 해당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일본 뷰티 이커머스 시장에서 큐텐의 점유율은 25%로 가장 높고, 라쿠텐(17%), 야후(10%), 아마존(6%) 순이다. 일본은 미국, 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 뷰티 시장이다.
자연스레 일본 내 K뷰티 이커머스 점유율도 큐텐재팬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런 만큼 앞으로 일본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구 대표는 “큐텐재팬은 지난 15년간 일본 시장에 집중했고, 매년 시장 평균의 3~4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성장의 원동력은 K뷰티로, 연평균 64%씩 성장하며 큐텐재팬의 성장을 견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는 “오늘 발표한 목표를 보고 ‘이게 될까’라고 여기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너무 작게 잡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K뷰티 시장의 성장 트렌드를 보면 3년 내 연 매출 조 단위가 나올 회사가 최소 10개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큐텐재팬은 일본 내 1020세대를 정조준한다. 회사에 따르면 일본 내 1020 고객 중 90%가 큐텐재팬을 알고 있으며, 분기별로 여는 대규모 할인행사 ‘메가와리’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보다 더 인지도가 높다. 지난 13일 종료된 올해 1분기 메가와리는 12일간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첫날 방문객 수는 600만 명, 첫날 라이브 쇼핑 판매 건수와 거래액은 각각 7만 3000건, 43억원을 기록했다.
구 대표는 “메가와리는 단순히 상품 판매를 위한 세일즈 프로모션이 아니라 여러분의 상품을 일본의 고객에게 알리고 접하게 하는 브랜딩의 장”이라며 “일본 고객에게 K뷰티 신상품을 어디서 처음 접했냐는 질문에 큐텐재팬이라고 답한 조사 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구 대표가 말하는 큐텐재팬의 강점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회사라는 점이다. 구 대표를 포함해 영업, 마케팅, 개발자 등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다. 그런 만큼 K뷰티와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한국 판매자를 지원하고 운영하기 적합한 파트너라는 설명이다.
큐텐재팬은 K뷰티를 비롯한 뷰티 사업을 우선순위로 집중하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주 고객인 젊은 층과 친화성이 높은 이너 뷰티(먹는 화장품)와 패션, 일상 생활용품 순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K뷰티는 10~20대 고객 위주로 성장했으나, 최근에는 30~40대, 심지어 50대까지도 한국 화장품을 사는 경우가 있다”라며 “K뷰티는 ‘K’가 붙어 인기 있는 게 아니라, 매력적인 디자인과 품질, 합리적인 가격과 브랜딩 때문에 인기가 있다. 경쟁력이 큰 만큼 앞으로 더 적극적인 글로벌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