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까지 영업하고 폐점한 롯데리아 사당점 자리에 임대 홍보물이 붙어 있다. / 배동주 기자

롯데리아가 2010년 문을 연 사당점을 폐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든 데다 임대료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최근 롯데리아가 배달 확대 등 수익성 강화에 나선 만큼 본격적인 점포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는 서울시 서초구에 2010년 시작한 사당점 운영을 종료했다. 2009년 12월 임대계약을 맺고 건물 1·2층 489㎡(약 148평) 규모의 중대형 매장을 연 지 10년 만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5년 단위 임대계약으로 사당점을 운영해 왔다”면서 “지난해 12월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영업종료 직격탄이 됐다. 사당점은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출퇴근 인구를 대상으로 24시간 영업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영업 방식과 운영 시간에 제한을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SK텔레콤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지오비전에 따르면 지난해 사당역 상권 월 매출 규모는 3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계단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롯데리아 사당점이 점포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에 가능한 많은 매장을 내는 방식으로 영업했지만, 임대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롯데리아를 통해 전체 실적의 80%를 채우는 롯데GRS는 2020년 33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작년 1~9월까지도 14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매장 확장은 이미 멈췄다. 롯데리아는 올해 초 1330개 수준이었던 매장 수를 지난해 1년 내내 유지했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KL&P)는 꾸준한 매장 확장으로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 1343개를 기록, 롯데리아를 앞섰다. 1979년 ‘햄버거’ 전문 매장을 국내에 도입, 42년간 지켜왔던 매장 수 1위 자리를 내준 셈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에 대형 매장을 내는 롯데리아와 달리 맘스터치는 20평대 소형 매장을 동네 상권에 출점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롯데리아는 폴더버거, 밀리터리버거 등 신제품을 낼 때마다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 외면을 받았지만, 맘스터치는 철저히 가성비 전력을 취하면서 소비자 발길을 끌었다”고 분석했다.

롯데GRS는 올해 본격적인 롯데리아 재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배달 시장 강화에 나섰다. 배달 음식과 매장 음식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른바 ‘이중 가격’ 제도를 폐지했다.

자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롯데이츠를 개편해 잔액 관리형 소액 금액권 관리 기능도 탑재했다. 롯데잇츠 내에서 선물하기 기능도 추가했다.

일반 매장은 폐점하는 반면 특화매장으로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해 22일 새롭게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 ‘L7 홍대점’이 대표적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따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특화 매장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