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가 충남도에서 폐지됐다.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있는 전국 7개 시·도 가운데 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에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상정이 불발됐고, 서울시에서는 폐지가 추진되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국민의힘 박정식 의원이 대표발의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재석의원 44명에 찬성 31명, 반대 13명으로 가결했다. 도의회는 국민의힘 34명, 더불어민주당 1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10월 진보 성향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재임 중일 때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제정됐다. 서울에서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박원순 서울시장 체제였던 2012년 주민 발의로 제정됐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광주광역시·경기·전북·충남·제주·인천 등 7곳에서 시행 중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권리만 부각시키고 책임을 외면하고, 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폐지를 추진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역사에 앞서 부끄러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했으나, 진보 성향인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도의회에 재의 요구를 할 수 있어 실제 폐지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김 교육감은 그동안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도의회가 재의를 요구받으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확정된다. 다만 교육감은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경기도의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는 오는 18일 예정된 정례회 마지막 회의에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은 국민의힘 서성란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교육기획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상정 보류를 요구했다. 교육기획위는 국민의힘 7명, 민주당 7명 등 14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황진희 의원이다.
서울시의회에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추진되고 있다. 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19일 교육위원회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교육위는 13명의 위원 중 국민의힘이 9명, 민주당이 4명이어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폐지 조례안이 교육위에서 처리되면 오는 22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회 의석 수는 국민의힘 75석 민주당 35석이어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 성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하며 22일까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통과되면 재의를 요구하고, 그 뒤 재의결되면 대법원에 조례폐지 무효확인소송 제기를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