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코리아 대표, 17일 직원에 서한
"9월말 韓 사업 종료…잠재력 큰 브랜드에 집중"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 그룹 소속 브랜드 슈에무라가 오는 9월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지난 2005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16년 만이다.
조선비즈가 22일 단독 입수한 이메일 서한에 따르면 크리스티앙 마르코스 아르나이 로레알코리아 대표는 지난 17일 직원들에게 "슈에무라 팀에게 올해 9월 말까지 슈에무라 브랜드의 국내 사업을 종료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르나이 대표는 "회사의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평가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브랜드에 집중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극대화하고 국내 뷰티 시장의 카테고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슈에무라의 한국 시장 철수 이유를 설명했다.
슈에무라의 한국 사업 종료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슈에무라는 일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에무라 슈가 1958년 창업한 화장품 브랜드로, 2003년 프랑스 화장품 제조업체 로레알 그룹에 인수됐다. 현재 국내 77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백화점 입점 매장 35개를 운영 중이며,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세포라,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 등에 입점해 있다.
슈에무라는 국내에서 클렌징오일로 인기를 얻었다. 강한 세정력으로 메이크업을 지워준다는 입소문이 나며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클렌징오일 외에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성공시키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일본산(産) 불매 운동도 슈에무라에 타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슈에무라 제품은 일본 제조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브랜드라는 인식이 남아있었고 그 여파로 당시 백화점 입점 매장의 매출이 10~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레알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검토한 결과 온·오프라인 모두 철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9월 이후부터는 면세점에서 슈에무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