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겨울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대기가 정체되고 공기가 순환이 되지 않아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가 안정된 것으로 알려진 남극과 북극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겨울에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북서풍과 남쪽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바람이 대립하면서 대기의 움직임이 생기지 않는다.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가는 일정한 흐름이 없어지는 셈이다.
남극도 대기가 안정돼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실제 남극대륙 내부로 들어가면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을 만날 수 있다. 남극에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미량의 미세먼지만 존재한다.
대기 중에 미세먼지 등의 입자를 비교하는 방법은 엄지손가락으로 태양이 보이는 위치를 가리는 것이다. 바다로부터 1000km 이상 떨어진 남극 내륙에서 엄지손가락으로 태양을 가리면 손가락 주변에 빛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심에서 엄지손가락으로 태양을 가리면 손가락 주변으로 태양빛이 퍼지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남극의 대기와 달리 미세먼지 등의 물질이 태양빛을 반사·산란시키는 것이다.
북극에서도 빛의 산란이 일어난다. 바다얼음 그 자체인 북극은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보다는 덜하지만 남극 내륙과 달리 상대적으로 미세먼지가 더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북극 대기 중에 존재하는 초미세먼지에 인근 바다와 육지에서 기원한 유기물질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장경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장비운영부 박사와 박기태 극지연구소 극지기후과학연구부 박사팀은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다산과학기지에서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북극 대기 중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해양 플랑크톤이 만드는 해양기원 유기물질과 북극 동토 육상식물이 바다로 배출한 유기물질은 북극 대기의 미세먼지 변화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장경순 박사는 "이번 연구로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극지 환경의 초미세먼지 생성에 대한 해답이 일부 밝혀졌다"면서 "새로운 분석기술이 국내 초미세먼지 문제 해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