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오른 종부세에 매물 나올까… “별로 없을 듯 "

조선비즈
  • 유한빛 기자
    입력 2019.11.22 17:26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70㎡ 한 채와 마포구 마포자이 전용면적 84㎡ 한 채를 보유한 50대 초반 송모씨는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확인하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는 906만원 정도 냈던 종부세가 올해 약 2296만원으로 고지된 것. 7월 납부한 재산세까지 합산하니 지난해엔 모두 1960여만원을 낸 보유세가 올해는 약 3700만원으로 거의 2배가 됐다.

    물론 집값이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 금액인 것을 송 씨도 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세금이 계속 오를 경우 수 년동안 낼 세금을 계산하면 집을 파는 것이 나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송 씨는 "한 채를 팔까 고민을 해봤지만, 양도소득세가 너무 많이 나올 것이라 당장은 집을 팔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지난 20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하며 다주택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한 데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도 높아, 많게는 300%까지 보유세가 늘어난 상황. 정부는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공급이 느는 효과로 집값이 내려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보유세 인상 부담은 특히 서울의 고가 주택을 여럿 보유한 가구에 집중됐다. 공시가격이 9억원 미만인 주택을 1채 보유한 가구는 올해 보유세를 지난해보다 5~30% 정도 더 내야 하지만, 금액 자체는 크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공시가격 6억200만원짜리 전용면적 84㎡‘형 DMC래미안e편한세상’ 1채만 가진 경우, 지난해 108만원 납부했던 세금을 올해는 약 138만원 내면 된다.

    고가주택을 1채 보유한 경우 보유세는 조금 더 많이 오른다. 올해 공시가격이 17억3600만원으로 고가 주택으로 분류되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만 1채 보유한 경우에는 보유세 총액이 지난해보다 35~43% 늘어나지만, 금액으로는 635만원에서 858만~908만원으로 증가하는데 그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지난해 10월 말 26억~3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27억5000만~32억5000만원으로 2억원 안팎 오른 상태다.

    반면 2채 이상 보유자의 부담은 급증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세부담상한선이 올해부터 상향 조정된 결과다. 보유세 세부담상한선이 1주택자는 150%지만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는 200%, 3주택 이상자는 300%로 높아졌다. 서울은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점을 감안하면, 서울에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경우에는 부동산 보유세를 최대 2~3배까지 내야 하는 셈이다.

    공시가격이 22억3300만원인 서울 강남구 ‘신현대(전용면적 170㎡)’와 7억7500만원인 마포구 ‘마포자이(전용면적 84㎡)’를 보유하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2주택자를 예로 들면,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약 1961만원)보다 89% 늘어난 3712만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으로 유주택자 1401만명 중에서 다주택자는 219만2000명이다.

    그럼에도 서울 지역의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 때문에 당장 집을 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집값이 올라 얻는 시세 차익에 비해 양도소득세 중과에 따른 부담이 큰 데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소득이 없는 은퇴 가구 중 일부는 보유세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택을 처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을 팔아야 할만큼 현금이 부족한 다주택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부담을 지면서 굳이 집을 팔 유인이 크지 않다"며 "종부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은퇴한 다주택자가 부동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도 크지 않아, 이들이 내놓는 매물이 그렇게 많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위원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았거나 지난해 9·13대책 이후에 조정대상지역에서 새로 취득한 경우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해도 양도세 중과 면제나 종부세 배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이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치면 주택 공시가격의 최대 1%에 해당하는 보유세를 내야 해 세금을 납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이런 사람조차도 부동산을 내놓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만 보유세 강화 정책이 점차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종부세 강화 등은 1주택자에겐 큰 영향이 없고, 조정대상지역이나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지는 정책"이라며 "다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급등한만큼, 다주택자 숫자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긴 어려워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 연구위원은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라 앞으로 매년 세 부담이 늘어나는만큼, 소득 없이 자산만 가진 다주택자는 올해 세금 고지서를 받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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