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잡아라” 국산으로 日 대체한다는 조현준 효성 회장

조선비즈
  • 이재은 기자
    입력 2019.11.20 18:53 | 수정 2019.11.21 09:09

    ‘히트텍’으로 국내 발열내의 시장을 독점해온 일본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받자, 효성(004800)이 "일본산을 대체하겠다"며 발열내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산 소재로 발열내의를 만들어 유니클로 중심의 발열내의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효성을 세계적인 화섬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목표와도 궤를 함께한다.

    효성의 자회사 효성티앤씨는 최근 10~20대가 즐겨찾는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와 손잡고 국산 발열내의 제품 ‘마이히트’를 출시했다. 효성이 의류업체와 함께 발열내의를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니클로가 일본 화학기업 도레이와 손잡고 ‘히트텍’을 개발해 성공시킨 것처럼, 효성도 국내외 유수 의류업체와 협업해 고기능성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유니클로 매장 내부 / 조선일보DB
    현재 국내 발열내의 시장 규모는 약 7000억원 규모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전체 패션시장 규모가 역신장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발열내의는 일반 내복보다 세련된 디자인, 편리한 착용감, 우수한 보온 기능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 시장은 유니클로의 히트텍이 사실상 키웠는데, 일본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 판매가 주춤한 틈을 타 효성이 국내 발열내의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효성은 그동안 화학섬유 분야에서 기술력을 누적해왔기 때문에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효성이 독자 개발한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은 수년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효성이 1990년 개발에 성공한 스판덱스는 고기능성 섬유로 수영복, 속옷, 스타킹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조 회장은 화학·첨단소재·고부부가가치 섬유 사업을 중심으로 효성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평소 ‘100년 기업 효성’의 기반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온 바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장 경영도 강화 중이다. 조 회장은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란제리와 수영복 전시회인 ‘인터필리에르 2019’, 중국‘인터텍스타일 상하이’ 전시회 등 해외 박람회에 직접 찾아가 섬유산업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
    조 회장은 "그동안 해외업체가 주도했던 국내 발열내의 시장에서 효성 기술력이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다수 소비자들이 유니클로의 ‘히트텍’에 익숙해진 만큼,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 일본산을 따라잡으려면 차별화된 기능이나 디자인, 브랜드파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유니클로가 히트텍 10만장을 증정하는 판촉 행사를 진행하자 매장마다 사람이 몰려 당일 준비된 물량이 오전 중으로 전부 소진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일본이 비웃는다" "자존심을 지키자"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만, 행사를 시작한 15일부터 전국 유니클로 매장은 발열내의를 받으려는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여론이 강한데도 유니클로 매장에 사람이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이 입기 편하고 기능이 좋다는 의미"라며 "국내 업계도 일본 따라잡기에 그치지 말고 선제적으로 소재 업체와 협력해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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