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閑담] 주식 토론방도 둘로 쪼갠 조국 사태

조선비즈
  • 전준범 기자
    입력 2019.10.10 10:00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대통령은 자격 없어요."
    "서초동(검찰 개혁 촉구 집회)에 모인 사람들은 안 보이세요?"

    정치 토론방의 대화 장면이 아니다. 지난 8일 삼성전자(005930)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의 모습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 예상치보다는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나 줄었다. 앞서 많은 전문가는 "삼성전자 실적이 남은 하반기 국내 증시 흐름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약 291조원)은 유가증권시장 시총(약 1182조원)의 25%에 이른다.

    조선DB
    그러나 투자자들은 코스피 대장주의 실적과 향후 주가 향방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 평소 ‘반도체’, ‘스마트폰’, ‘이재용’, ‘주가 5만원’ 등의 표현이 주로 등장했던 삼성전자 게시판은 ‘조국’, ‘문재인’, ‘윤석열’, ‘집회’, ‘적폐’ 같은 단어들로 도배됐다. 친여(親與) 성향 투자자와 반대 입장의 투자자는 서로를 힐난하고 깎아내리기 바빴다. 상황은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셀트리온(068270)등 다른 주요 종목 토론방도 마찬가지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테마주로 거론되는 종목 토론방 분위기는 특히 격렬했다. 코스피 상장사 화천기계(010660)는 감사 남모씨가 조 장관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로스쿨 동문이라는 이유로 조 장관 테마주 명단에 포함된 회사다. 이날 이 업체 토론방에는 조 장관 일가 수사에 관한 온갖 추측성 루머와 비방, 응원 등의 글이 쏟아졌다. 또 다른 조 장관 테마주인 삼보산업 게시판도 갈등과 분열이 들끓었다. 심지어는 거래정지 상태인 더블유에프엠(035290)토론방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치화된 주식 토론방을 바라보는 나머지 개인 투자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투자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게시판에 ‘여기서 정치 이야기 좀 제발 그만 하세요. 다들 국회로 가시든가’라고 적었다. 다른 투자자는 ‘돈도 못 벌어 짜증 나는데 이곳에서까지 답 없는 세력 싸움을 구경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물론 이들 소수의 목소리는 금세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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