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위 서울아산병원 교수 "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면역항암제 주목"

조선비즈
  • 장윤서 기자
    입력 2019.10.10 06:00

    서울아산병원 김상위 종양내과 교수는 “암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폐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장윤서 기자
    "부동의 암(癌) 사망률 1위가 폐암이다. 정복하기 어려운 폐암과 싸울 또 하나의 무기로 등장한 것이 바로 ‘면역항암제’다"

    김상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달 2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1990년대 중반 백금계열항암제(세포독성항암제)로 항암 화학요법이 시작된 이후, 2000년대 초 특정 유전자 변이 치료에 적합한 표적항암제와 더불어 또 다른 암 치료제로 면역항암제가 나왔다"면서 "암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면역세포를 도와 암을 고치는 면역항암제 원리를 발견한 미국 텍사스주립대 면역학과 제임스 P. 앨리슨 교수와 일본 교토대 혼조 다스쿠 교수가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기준으로 한 해 약 2만3000명이 폐암 진단을 받고, 1만7969명이 사망한다. 30분에 1명이 지금도 폐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국내 폐암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김 교수에게 폐암 치료법 변화 등에 대해 물었다.

    김 교수는 "세포독성항암제는 모든 세포들의 분열을 방해하는데 효과는 있으나 부작용이 문제였다"면서 "항암제 투여로 구토와 탈모 등 전신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등장한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서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다만 특정 유전자 변이가 없는 경우엔 사용할 수 없다는 점, 일부에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면역항암제는 폐암 뿐 아니라 다양한 암종 치료에 활용된다. 키트루다(성분명·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 티센트릭(아테졸리주맙)과 같은 면역항암제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면역항암제도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드물게 나타나는 편"이라면서 "투여 환자들의 삶의 질이 더 나아졌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체계를 높여 몸속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면역항암제가 전 세계 환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2015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악성 흑색종 항암치료 때문이다. 그는 암세포가 뇌까지 전이됐으나, 면역항암제로 완치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4년 면역항암제를 혁신적 치료제로 지정해 신속허가하면서 처방이 크게 늘어났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키트루다의 지난해 매출은 71억 7100만달러로 전년보다 88.3% 증가했다.

    최근 폐암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항암제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도 나왔다. 세계 최대 임상암학회 ‘아스코(ASCO) 2019’에서는 진행성 폐암(4기 폐암) 대상 키트루다 1차 단독요법 생존율에 대한 논문이 발표됐다.

    김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4기 폐암 환자 중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1차 치료 환자) 5년 생존율은 23.2%,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2차 치료 이상 환자) 5년 생존율은 15.5%로 나타났다"면서 "5년 생존율(1, 2차 모두 포함)이 과거 약 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매우 획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폐암 환자에게 적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를 환자에 맞춰 적절하게 1차 치료제로 사용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면역항암제 1차 치료는 아직 정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면역항암제 치료는 3주에 약 600만원 환자 본인부담금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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