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보험금 환수해야" 경찰 건의에, 당국 법개정 검토

조선비즈
  • 송기영 기자
    입력 2019.10.10 06:00

    경찰이 정부에 보험사기로 지급된 보험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했다. 현행 보험사기방지특별법(보험사기법)은 보험사기로 지급된 보험금에 대한 환수 조항이 없다. 일선 현장에서 보험사기를 단속하던 경찰이 이례적으로 정부에 법 개정의 필요성을 건의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등 담당 부처도 경찰의 건의사항을 검토하기로 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최근 경찰청과 복지부에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처벌조항 신설’을 제안했다. 보험사기법에 보험사기로 지급된 보험금에 대한 환수 조항을 신설해달라는 내용이다. 보험사기에 따른 형사처벌 강도보다 보험사기로 얻는 경제적 이득이 크기 때문에 보험사기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경찰청, 금융감독원, 생명·손해보험협회 등 민관은 연말까지 보험사기 특별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일산서부경찰서는 보험단속 과정에서 부당이득 환수 조항 신설의 필요성이 확인돼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와 복지부는 경찰청의 제안을 전달받은 뒤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업계에서도 부당이득 환수조항 신설에 대한 의견이 꾸준히 있었다"며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일선 현장의 목소리인 만큼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조선DB
    보험사기 부당이득 환수 조항이 신설되면 보험사기 확정 판결 직후 보험사가 곧바로 보험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6년 7185억원에서 작년 7982억원으로 늘었다. 적발인원은 연간 8만명 안팎이다.

    현행 보험사기법에는 보험사기로 지급된 보험금에 대한 환수 조항이 없다. 2016년 특별법 제정 당시 보험사기가 확정판결될 경우 보험금은 당연히 반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조문으로 판단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삭제됐다.

    그러나 보험사기로 확정판결이 난 후에도 보험금을 회수하려면 추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민사소송 제기에 따른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보험금 환수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소송기간만 3~5년이 걸리다 보니 피의자가 보험금을 다 써버리거나 재산을 은닉할 시간이 충분한 것이다.

    실제 보험사기 적발액에 비해 환수되는 금액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 보험사기 적발액은 7301억원에 달했지만 환수율은 4.7%(343억원)에 불과했다. 현행법상 보험사기 양형 기준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일반 사기범죄보다 양형 기준이 높은 편이지만, 실제 선고는 징역 1~2년 혹은 집행유예에 그친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기에 적발돼도 금전적 이득이 훨씬 많기 때문에 보험사기 근절이 안된다"며 "보험사기가 지능화·대형화되는 상황이라 부당 이득 환수 조항 신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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