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부정수급 적발되면 다른 보조금 다 끊긴다

입력 2019.10.08 10:00

보조금 부정수급 관리강화방안…경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
특별사법경찰·신고포상제 도입…고용장려금 등 고위험 사업 지정

앞으로 기초연금, 영유아 보육료, 고용장려금, 유류세 보조금 등 국가 보조금을 부정 수급받은 게 적발될 경우 담당 공무원이 바로 경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지침이 바뀐다. 또 적발된 사람은 모든 국고 보조 사업에서 배제된다. 정부는 고용장려금, 보육지원금, 농수산 직불금 등 총 10조원 규모의 사업을 부정수급 고위험 사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관리키로 했다. 또 일반 공무원에게 수사 권한 등을 부여하는 특별사법경찰제를 도입해 단속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최저임금의 초과 인상분만큼 보조금을 지급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은 보조금 부정수급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다. 2018년 2월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보조금 부정수급 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승철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지금까지 수 차례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보조금은 ‘눈먼 돈’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사회에 만연해 있고 부정수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부정수급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번에 보조금 부정수급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올해 들어 보조금 부정수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7월 부정수급이 적발돼 환수 조치가 내려진 건수는 총 12만1000건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4만2700건보다 2.8배 많다. 금액은 647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388억원의 1.6배다. 부정수급이 이뤄진 것인지 확정되지 않은 게 많아 적발 건수 등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추세가 올해 말까지 계속 될 경우 보조금 부정수급 건수는 20만7000건에 달할 전망이다.

보조금 지급 사업 규모가 2017년 9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05조4000억원, 올해 124조400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면서 ‘눈먼 돈’을 노린 부정수급도 빠르게 확산됐다. 이 재정관리관은 "정부 집중점검 결과 적발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그 가운데 일자리안정자금, 기초생계지원 등의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부정수급자에 대한 제재 및 단속 강화다. 정부는 "부정수급 행위를 일벌백계하겠다"고 밝혔다. 또 "철저한 점검으로 발본색원하겠다"고도 했다.

먼저 정부는 담당 공무원이 보조금 부정수급 혐의를 확인했을 경우 바로 경찰 등에 고발하고 수사의뢰토록 ‘보조금 통합관리 지침’을 바꾸기로 했다. 수사 결과가 나오면 담당 사업부처나 지자체에 통보해 환수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금까지는 부정수급이 의심될 경우 담당 정부 부처에서 내부적으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었다"며 "관련 사건을 바로 경찰 등이 조사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부정수급자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부정수급자 명단을 중앙정부 각 부처가 공유할 수 있도록 ‘통합수급자격 검증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리고 부정수급자 명단에 오르면 모든 국고 보조사업에서 배제된다. 정부는 "국고 보조금을 받는 사업자와 공모한 하도급 업체도 국고 보조사업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부정수급자의 보조금 지급 제한 기한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배제 기간을 최대 5년으로 설정키로 했다.

정부는 보조금 부정수급 단속 강화 방안도 내놓았다. 고용장려금, 생계급여, 보육지원, 농수산 직불금 및 시설지원, 화물차 유류세 보조 등 총 10조원 규모의 보조금 사업을 ‘부정수급 고위험 사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단속한다. 이들 사업은 경찰, 해경, 관세청 등 수사기관과 함께 무작위 불시점검과 집중 단속도 이뤄진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의 경우 과거 부정수급 사업장이나 사전근로의심사업장 등을 추출한 뒤 일제 조사에 나선다. 이 재정관리관은 "부정수급이 만연한 지역에서는 전수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생활급여, 장애인활동지원, 고용안정사업, 직불금 등 4개 사업에 대해서는 일반 공무원에게 수사, 단속 권한 등을 부여하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가 도입된다. 정부는 "사업관리와 조사단속 업무를 분리 해 전담 조직을 만들고, 관련 공무원에게 특사경 자격을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수급 신고 포상제도 도입된다. 부정수급 고발자에게는 환수액의 30%를 신고자에게 지급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2억원 한도에서 환수금액의 30% 이내에서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포상금을 정해 지급해왔다. 부정수급 신고자를 공익신고자보호법 보호대상에 추가해 공익제보를 활성화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보조금 사업 수의계약 기준을 국가계약법 기준으로 강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 공사는 조달청 위탁 계약을 의무화한다. 전국 단위 대규모 보조금 사업의 경우 사업 시행 전에 부정 수급 발생 가능성을 점검키로 했다. 적극적으로 부정수급을 적발한 공무원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보조금 사업 연장 평가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