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중국 혁신을 벤치마킹 해야하는 시대

입력 2019.10.05 09:00




지난 달 26일 네이버가 출시한 테이블 주문서비스, 오는 11월께 신한카드가 상용화할 안면인식 결제기술, 내년 1분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시작하기로 한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 보다 나은 삶을 만들려는 혁신의 사례들이다. 한결 같이 중국에서 이미 보편화되고 있는 기술들이기도 하다.

지난 7월 베이징특파원 임무를 마치기 전까지 기자가 살던 왕징에 있던 화롄백화점에는 테이블에 찍힌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으면 메뉴가 나타나고, 즉석에서 결제까지 이뤄지는 식당이 즐비했다. 네이버의 테이블 주문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중국에서 금융에 안면인식 기술을 처음 적용한 건 2015년 1월 문을 연 중국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위뱅크다. 첫 개장일 텐센트의 위뱅크 선전 본점을 찾은 리커창(李克强)총리는 안면인식을 통해 신분이 확인된 고객에 대출버튼을 눌렀다. 2017년 9월엔 항저우의 KFC 매장에서 알리바바와의 협업으로 안면인식 결제 기술이 첫선을 보였다. 이제는 신선식품 체인점인 허마셴성(盒馬鮮生)이 상하이 등 22개 도시에서 운영중인 171개(8월 31일 기준)매장에서도 접할 수 있는 대중 서비스가 됐다.

사용자가 11억명에 달하는 텐센트의 SNS 위챗은 2018년 1월 운전면허증은 물론 신분증과 사회보장카드 등을 위챗에 등록해 쓸 수 있는 모바일 신분증 시대를 열었다.

중국에서 대중화된 기술이 이제라도 국내에 도입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규제 개혁이 있다. 신한카드가 개발한 페이스페이가 지난 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이통 3사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가 지난달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각각 규제 샌드박스 대상으로 지정된 덕분이라는 얘기다.

테이블 주문서비스나 안면인식 결제기술의 기반이 된 모바일 결제는 중국 스스로 4대 발명품이라고 내세울 정도다. 여기엔 ‘선 승인 후 감독’의 풍토가 영향을 줬다. QR코드 읽는 것으로 결제를 끝내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2011년 시작하자 은행들은 로비를 했다. 인민은행은 모바일 결제를 표면상으로는 불허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묵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가짜 QR코드로 사기치는 일도 발생했지만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규제를 가하지 않았다.

텐센트가 위챗페이로 가세한 QR코드 결제는 노점상과 거지까지 무현금으로 돈을 받을 만큼 모바일 결제를 생활의 일부로 만들었다. 모바일 결제는 공유자전거 등 이른바 공유경제를 띄우는 인프라가 됐다. 2017년에는 애플이 애플페이에 위챗페이처럼 문자로 대화하면서 친구에게 송금할 수 있고,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애플이 중국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한 것이다.

10년전만해도 한국 기업들은 중국보다 한발 앞서 잘 되는 사업아이템을 들고 중국을 찾았다. 이젠 중국서 잘 되는 사업을 한국에 들여오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테이블 주문, 안면결제,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일부 사례일 뿐이다.

지난 4월 세계 처음으로 5G(5세대)통신을 상용화한 한국보다 반년 정도 늦은 중국에서 올 3월 5G망을 통한 원격수술에 성공한 뒤에는 원격의료 규제의 차이가 있다. 2000년에 시범사업을 하고도 20여년간 규제의 벽에 가로막힌 우리의 원격의료 규제가 5G란 그룻에 담을 내용물의 차이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규제 혁파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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