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대지 않는 뇌 치료…체외 초음파로 신경세포 조절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9.10.04 09:34 | 수정 2019.10.04 10:12

    뇌에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 없이 초음파만으로도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만성통증, 뇌전증 등 뇌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연구팀이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별세포를 통한 저강도 초음파의 신경조절 기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현재 뇌 치료는 뇌 깊은 곳에 금속 전극을 삽입하고 전기 자극으로 뇌 활동에 영향을 주는 뇌심부자극술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머리 부위를 여는 수술로 전극을 삽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최근 초음파를 이용해 전극 삽입이 필요없는 초음파 뇌 자극술에 주목했다.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초음파 뇌 자극술의 신경세포 조절 기전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 결과, 저강도 초음파에 의해 별세포 내 칼슘유입 통로인 ‘TRPA1’이 활성화되면 별세포로부터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되고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세포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다.

    연구진은 TRPA1이 있는 쥐와 TRPA1이 없는 쥐를 각각 준비한 후,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발화 정도를 관찰했다. TRPA1가 있는 경우 저강도 초음파에 의해 신경세포 발화가 증가한 반면, TRPA1이 없으면 신경세포 발화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저강도 초음파 뇌 자극술로 쥐의 꼬리 운동능력을 개선하는 데도 성공했다. 쥐의 꼬리 움직임을 유도하는 뇌 부분을 저강도 초음파로 자극했다. 그 결과, TRPA1이 있는 쥐는 꼬리 움직임이 활발한 반면, TRPA1이 없는 쥐는 꼬리 움직임이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별세포의 TRPA1이 저강도 초음파 센서 역할을 하여 꼬리가 움직이도록 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오수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개체 수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규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준 단장은 "초음파의 센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각종 뇌질환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와 더불어 초음파유전학(ultrasonogenetics)으로 발전시키는 후속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IF 9.193)’ 온라인판에 4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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