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카페] 병원서 '가정용 세탁기' 돌리면, 되레 병균 퍼뜨려

입력 2019.09.30 03:10

독일 학자들 연구 결과
가정에서도 곪은 상처 묻은 옷, 고온의 물·소독제로 세탁해야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정용 세탁기가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을 퍼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본대학병원의 리카르다 슈미트하우젠 박사 연구진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미국미생물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응용 환경 미생물학'에 "인큐베이터에 있는 신생아들에게서 발견된 항생제 내성균이 병원에서 사용하던 세탁기에서 유래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본대학병원은 2012년 4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인큐베이터에 있는 신생아 13명과 유아 1명의 피부에서 항생제 내성균인 클레브시엘라 옥시토카균을 발견했다. 옥시토카균은 인체 소화기관에 있는 세균이지만 몸 밖에 나오면 폐나 비뇨기에 감염을 유발한다.

연구진은 처음엔 의료진을 통한 감염을 의심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산모나 인큐베이터 장비도 내성균과 관련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신생아의 양말과 모자를 세탁한 세탁기를 조사했더니 세제통과 고무판에서 내성균이 발견됐다. 이 병원은 신생아의 옷을 병원용 세탁기가 아니라 일반 가정용 세탁기로 세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용 세탁기는 고온의 물과 소독제를 써 살균 효과가 있지만 가정용 세탁기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느라 수온을 60도 이상 올리지 않는다.

연구진은 "세제 없이 온도가 낮은 물로 세탁물을 헹구는 과정에서 내성균이 증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세탁기 고무판에 고인 물도 세균 증식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내성균은 신생아들의 피부에서만 발견되고 아직 인체 내부로는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항생제 내성균이 병원에서 퍼지는 것을 막으려면 반드시 병원 전용 세탁기나 전문 세탁업체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본대학 위생보건연구소의 마틴 엑스너 소장은 "가정에서 곪은 상처가 있거나 배뇨관을 삽입한 노인 환자를 돌본다면 반드시 세탁물을 고온의 물과 소독제로 세탁해야 위험한 세균의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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