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북미서 50년 동안 새 29억마리 급감… 원인은 인간 욕심

입력 2019.09.26 03:07

작물 재배 늘며 서식지 좁아지고 살충제 남용으로 먹잇감도 줄어

레이철 카슨은 1962년 저서 '침묵의 봄'에서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로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슨의 경고가 현실이 됐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1970년 이래 30억 마리 가까운 새가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북미(北美) 대륙에 사는 조류의 29%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미국 코넬대의 케니스 로젠버그 박사 연구진은 지난 2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970~2017년 미국과 캐나다에 사는 조류 529종(種)을 조사한 결과, 이 시기 개체 수가 29억 마리나 감소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초지(草地)에 사는 새들은 1970년 이래 개체 수가 7억2000만 마리나 줄었다. 이는 전체의 53%에 이르는 수치다. 도요새나 물떼새처럼 물 주변에 사는 섭금류(涉禽類)는 개체 수의 3분의 1을 잃었다.

북미 대륙의 조류 개체수 급감

연구진은 정부 차원의 조류 개체 수 조사와 함께 조류 애호가들의 관찰까지 분석했다. 148개 레이더 기지에 포착된 철새 이동도 분석했다. 레이더에 잡힌 철새 무리의 크기로 규모를 가늠하는 방식이다. 봄철 레이더에 포착되는 철새 규모도 그동안 14% 감소했다.

로젠버그 교수는 "희귀 조류의 수가 줄어들면 흔한 다른 새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찌르레기처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개체 수 감소의 90%가 참새·개개비·되새·개똥지빠귀 같은 흔한 조류 12개 과(科)에서 일어났다.

연구진은 조류의 급감은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바이오 연료용 작물 재배가 늘면서 초지가 크게 줄었는데 그곳에 사는 새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살충제 남용도 새들의 먹잇감인 곤충을 줄여 새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

반면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조류 보호에 대한 작은 희망도 찾았다고 밝혔다. 오리나 거위류는 다른 새들과 달리 조사 기간 개체 수가 56% 늘었다. 오리 사냥꾼들이 사냥감이 급감하는 것을 먼저 감지하고 습지 보호와 복원에 앞장선 덕분이다. 마찬가지로 흰머리수리 같은 맹금류(猛禽類)도 1970년대 이래 살충제인 DDT 사용이 금지되면서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인간의 행동에 따라 조류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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