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미국 첫번째 임상3상 분석 실패 설명회
헬릭스미스가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미국 첫번째 임상3상 분석 실패 원인을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병원에서의 잘못된 투여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시험 참가 대상을 임상2상보다 2배 많은 500여명 규모로 늘리면서 운영·관리 기준에 미흡한 병원이 일부 포함된 것 같다는 주장이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24일 오전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엔젠시스 미국 임상 3상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주 약력학 데이터에서 중대 결함을 발견했다"며 "약물 혼용이라는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져 실로 송구하다"고 주주들에게 먼저 사과했다. 헬릭스미스는 국내 1호 기술특례 상장기업이자 코스닥 시총 5위 기업이다.
발표에 따르면 엔젠시스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첫번째 임상3상 결과, 안전성은 확인됐으나 엔젠시스를 맞지 않아야 할 환자에게서 엔젠시스가 검출돼 약물 유효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상태다. 엔젠시스의 비교 대상으로 지정된 가짜약 투여군 환자의 혈액에서 엔젠시스가 검출됐으며, 엔젠시스 투여 환자군에서는 약물 농도가 지나치게 낮은 경우가 나왔다.
실제 가짜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 가운데 혈액에서 엔젠시스가 검출된 사례는 총 36건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엔젠시스를 맞아야 하는 환자군 중 엔젠시스의 성분이 저농도로 나타난 경우는 32건이었다.
김 대표는 "단정할 수 없지만 임상기관(병원)에서 약물이 혼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가짜약 환자군에서 엔젠시스 농도가 높은 환자들 중 첫 투약 후 90일째에 통증이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엔젠시스 임상시험은 ‘이중맹검’ 방식으로 환자도 자신이 맞는 약이 가짜인지 엔젠시스인지 알 수 없고, 투여하는 의료진도 알 수 없다. 약물 효과와 안전성 평가에 과학적 객관성을 더하기 위해 컴퓨터 시스템이 각 임상시험기관마다 약물을 섞어 무작위로 배정한다.
현재 임상 3상 데이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은 단순히 컴퓨터 시스템이 무작위 배정 코드에 혼선을 빚어 데이터 분류를 잘못한 것과 병원에서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할 때 잘못 바꿔 사용했을 가능성이 꼽힌다.
컴퓨터 시스템 배정 코드 혼선인 경우 무작위 배정 코드를 전수 조사하면 오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기간은 2~3일 내외다. 하지만 환자에게 약물이 전달될 때 잘못 섞였을 경우 환자의 혈액 샘플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
문제는 혈액 샘플을 전수조사해 약물 혼용의 원인을 밝힌다고 해도 이번 임상시험 데이터 결과를 사용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지난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엔젠시스 임상 분석 전문가 회의에서 한 전문가는 "정확히 어떤 환자가 뒤바꼈는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임상 3상에서 유효성 결과를 해석하기는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헬릭스미스는 임상 대상자 500여명 가운데 약물 혼용 의심 환자와 약물 투여 후 통증 일기 작성 등 임상시험 조건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환자를 제외한 438명만을 선별해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상태다.
이 결과에서 엔진시스는 가짜약보다 통증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완치된 환자 수도 가짜약에서 12명이 나타난 것에 비해 엔진시스를 맞은 환자는 35명으로 약 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결과는 헬릭스미스가 재가공한 것인 만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객관성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헬릭스미스는 두번째 임상 3상 진행 여부와 임상시험 운영 체계 개선을 위한 차원에서 선별 분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헬릭스미스는 두번째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두번째 임상은 첫번째 임상 결과 분석에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 환자 기준을 강화하고, 환자 수를 줄이고, 추적관찰기간을 6개월 단축하는 식으로 설계하기로 했다.
두번째 임상3상은 향후 6개월 내에 시작해 2021년 말~2022년 1/4분기 사이에 모두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FDA에 신약허가신청을 하는 목표일도 당초 2020년에서 2021년으로 연기된다.
김 대표는 "임상 품질 관리를 맡은 신디 피셔 유전자치료제 전문 박사를 중심으로 지난주 원인조사팀을 꾸렸다"며 "정확한 원인 분석 결과는 11월 중 최종보고서를 작성할 때 반영하고 12월 중 FDA에 이를 상세하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신약허가신청시 필요한 자료 중 60%는 생산 방법 및 시설에 관계된 것"이라면서 "생산 준비를 내년까지 차질없이 마치고 임상결과가 나오는대로 2021년 FDA에 신약허가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