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2024년부터 양산…他 완성차업체에도 S/W 공급 목표
-완전 자율주행 가능 시기는 빨라도 2030년
-中 물량과다 문제 곧 정리될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미국 앱티브와 손잡고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을 2024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목표는 자율주행 기술을 2022년 말쯤 완성차에 장착해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2024년에는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것"이라며 "성능 뿐만 아니라 원가의 측면도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뛰어나다면 다른 완성차 메이커들이 이 조인트벤처(JV)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 회사들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 5대5로 지분을 투자해 미국에 자율주행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합작법인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설립을 통해 전세계에서 운행이 가능한 레벨 4,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나선다. 합작법인의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다. 설립 인·허가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 최종 설립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확보할 자율주행 기술을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공급하기 위해 지분투자가 아닌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는 합작법인과 별도로 현재 국내 남양연구소에서 진행되는 레벨 0~3 수준의 자율주행 연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레벨 4~5 수준의 자율주행 연구 내용은 조인트벤처사와 지적재산권을 공유하고 남양연구소에서도 필요인력을 파견해 공동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는 시기는 빨라도 2030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환경에서 운영하는지에 따라 시기는 달라질 것"이라며 "인도와 같은 시장은 조금 느릴 것이고 팔로알토(실리콘밸리)와 같은 곳은 빠를 것이며 우리나라는 중간쯤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하늘을 나는 차’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비행 자동차는 ‘플라잉 카(flying car)’보다는 ‘드라이빙 에어플레인(driving airplane)’의 개념에 가깝다고 본다"며 "비행 자동차가 레벨 5 수준 자율주행차보다 오히려 먼저 상용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공중으로 날아오르면 그 이후는 자율주행으로 운행될텐데, 하늘이 지상보다 장애물도 없고 자율주행에 더 적합한 면이 있다"며 "기업 시장과 개인 시장이 함께 상용화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가 앞선 기술경쟁력을 가진 수소전기차가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는데 훌륭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자율주행차가 레벨 4, 5 수준으로 가면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배터리 전기차로는 한계가 있다"며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수소전기차는 자율주행차에도 적격"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부회장은 합작법인 설립과 자율주행 기술개발 계획 외에 최근 판매, 투자 등과 관련한 여러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물량 공급이 과다해 공장을 하나씩 줄였다"면서도 "중국은 여전히 큰 시장이기 때문에 곧 정리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신흥시장을 어떻게 개척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인도도 있지만 아프리카가 향후 커질 것으로 본다"며 "아직 시장은 작지만 인구도 많고 공유시장도 발전의 여지가 많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일본과의 무역분쟁이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일부 화학 소재가 문제인데 구매처를 다양화하고 안정화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 경제 관계가 정상적으로 잘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