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잘 되는데...줄줄이 폐점하는 토종 커피전문점들

조선비즈
  • 안소영 기자
    입력 2019.09.17 06:00

    엔제리너스·폴바셋 등 커피전문점 폐점 잇따라
    커피 시장 포화로 특색 없으면 외면받기 쉬워
    스타벅스·할리스 등은 ‘공간’ 내세워 성장세

    국내 커피전문점 경쟁이 치열해지며 커피 프랜차이즈가 휘청거리고 있다.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스타벅스를 제외한 주요 커피전문점의 이익이 줄어드는 추세다. 엔제리너스, 폴바셋 등은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도심 주요 매장 문을 닫고 있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알에스에서 운영하는 ‘엔제리너스’ 매장은 지난 한 해 동안 97개가 감소했다. 엔제리너스의 매장은 2015년 833개에 달했지만, 2016년 813개, 2017년 744개, 2018년 647개로 지속해서 줄고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 있는 폴바셋 캠퍼스타운점이 지난달 폐점했다./ 안소영 기자
    매일유업에서 2009년 처음 출점한 커피전문점 ‘폴바셋’도 폐점 속도가 가파르다. 폴바셋은 2017년 100호점을 돌파했지만 올해 들어 13곳의 매장의 문을 닫아 현재 95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 선릉·양재·홍대입구 등 9개 매장의 문을 닫았고, 하반기에도 강남·이대·목동·종로 등 한달에 하나 이상 폐점했다. 폴바셋의 매출액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 22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억8000만원으로 급감했다. 카페베네 매장은 지난해 158개 줄었고, 요거프레소와 탐앤탐스커피는 각각 37개, 29개 감소했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후퇴는 가성비·고급화·편안한 공간 등 특별한 전략이 없으면 포화된 커피시장에서 손님을 끌어모으지 못하기 때문이다. 커피 전문점 외에 편의점·패스트푸드 전문점 등도 1000원대 커피를 판매하고, 빽다방·더벤티·이디야 등 저가형(低價型) 커피 전문점이 증가하며 경쟁이 과열됐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개성이 뚜렷하지 않은 커피 프랜차이즈가 밀리는 것도 원인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2030세대는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남들이 가지 않는 곳을 찾아가거나 홈카페를 즐긴다"며 "눈에 보이는 커피 프랜차이즈를 들어가기보다는 인증샷 명소를 찾아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만석인 스타벅스 ‘더종로R점’ 내부 / 이재은 기자
    반면 스타벅스나 할리스 등은 넓고 편안한 공간으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모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직영점으로만 운영되는 스타벅스는 매년 매장을 100~150개 가량 늘리고 있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은 2015년 471억원, 2016년 852억원, 2017년 1144억원, 지난해 1428억원으로 계속해서 증가세다. 지난해에는 1997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할리스커피도 직영점을 늘리고, 상권별 맞춤형 매장을 내세워 지속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대학가에선 ‘카공족’을 겨냥해 1인 좌석과 콘센트를 늘리고 사무실 밀집 지역에서는 여러 명이 둘러앉을 수 있도록 넓은 좌석과 회의실을 배치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커피 프랜차이즈가 제각각의 특색을 찾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면서 이디야 같은 저가 브랜드, 스타벅스·블루보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만 잘 되고 이미지가 애매한 커피전문점들은 어려워지는 등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브랜드를 재정립하거나 지역상권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도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행위보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격·분위기·품질 등에서 차별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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