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창업, 인맥 없다면 금맥도 없다

조선일보
  • 한화생명 마케팅역량팀 정원준 세무사
    입력 2019.09.11 03:13

    [한화생명 은퇴백서]
    - 창업자 절반이 50대 이상인데…
    20~30대 젊은층은 재기 쉽지만 은퇴후 창업 실패는 감당어려워
    - 황혼 창업 성공의 두바퀴
    충분한 사전준비와 전략 세워야… 도와줄 수 있는 인맥도 자산이죠

    요즘 창업에 대한 세무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 경제의 주역인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하지 않은 60대가 많아서 은퇴 후 여가만 즐기기보다는 다시 새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60대가 새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자기 전문 분야를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으면 다행이지만 대다수는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를 얻거나, 적은 자본으로 대출을 받아 창업에 나서곤 한다.

    올해 4월 창업진흥원에서 발간한 '2018년 창업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설립 7년 차 이내인 기업 8000개를 분석한 결과, 창업자의 연령대는 50대가 33.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40대(32.9%), 60대 이상(17.9%), 20대 이하(1.4%) 순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50대 이상 창업자가 전체 창업자의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다.

    창업자 절반 이상은 50대 넘어
    은퇴한 60대가 처음 자영업으로 진입했다 실패하는 경우, 창업할 때 빌린 대출을 갚지 못해 대부업체에까지 손을 벌리거나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20~30대 젊은 층은 사업에 실패해도 재기할 에너지와 시간이 있지만, 60대 이상은 뒤늦게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맞이할 수 있어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

    아직 은퇴 전이라면 현재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후 내가 창업을 할지, 재교육을 통해 재취업을 할지, 아니면 공공 일자리에 근무하게 될지 나의 미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누구나 찾아오는 은퇴 후 삶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우고 유형·무형의 자산을 꼼꼼히 준비할수록 실패 확률은 낮아진다.

    준비할 자산 중 가장 추천하는 것은 본인의 최저생활비 수준을 고려해 현금 흐름이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런 현금 흐름은 개인연금, 퇴직연금, 국민연금 등의 연금소득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노후에 연금소득이 어느 정도 지급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예상 연금은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 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공적연금 및 사적연금도 확인이 가능하므로 나의 은퇴 준비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추가로 노후에 대비해 보완할 부분이 뭔지 점검할 수 있겠다.

    은퇴자가 부족한 생활비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하나가 거주하고 있는 집을 활용하는 것이다. 주택을 거주의 수단이 아니라 은퇴 후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는 주택연금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2007년 처음 생긴 주택연금제도는 그해 가입자가 515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 1월에는 누적가입자가 5만명을 돌파했다. 주택이 노후 자금 확보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사업의 성패는 충분한 사전 준비와 치밀한 전략에도 좌우되지만, 무엇보다 폭넓은 인간관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성공과 실패는 인간관계에 의해 판가름난다는 점이다. 특히 은퇴 후의 인간관계는 더욱 중요해서, 전직을 하거나 창업을 할 때 주변 사람의 도움과 충분한 조언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많은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학교 선후배를 수시로 만나고 지인의 경조사에 성의를 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외롭고 쓸쓸한 노후를 맞이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은 수고스럽더라도 남을 배려하고 희생하며 특히 남과 한 약속은 잘 지키는 것이 나중에 훨씬 더 이익이 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음덕을 쌓아야 한다. 신뢰를 쌓은 인맥이야말로 최고의 능력이자 무형자산이다.

    노년의 급격한 체력 저하와 만성 질환은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상실감과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해 불행한 노년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된다. 건강하게 살기 위한 첫 번째 수칙은 음식 조절과 절제다.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서서히 식습관을 전환해야 한다. 꾸준한 운동도 필수다. 많은 전문가가 걷기나 조깅, 무리하지 않는 수준의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기를 권하고 있다. 하버드대 브리검 여성병원은 빨리 걷기 등 중·고강도 신체활동을 지속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사망 확률을 60~70%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은퇴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retire'는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반환점에서 타이어를 새로 갈아 끼우는(re-tire) 것, 즉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인생 후반에 스퍼트를 내기 위해 타이어를 바꿔 끼우는 것이다. 어제의 삶과는 다른 삶, 본래의 나를 찾는 새로운 인생의 여행길을 떠나기 위한 은퇴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 한다. 땀 흘리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듯 현재의 인생을 절약해서 나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인생의 최종 승자는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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