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독주 막겠다" SK실트론, 듀퐁 반도체 웨이퍼 사업 인수

조선일보
  • 성호철 기자
    입력 2019.09.11 03:13

    매출 3분의1 넘는 5360억 들여 차세대 기술로 시장 선점 나서

    국내 유일한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이 미국 화학 회사 듀퐁의 실리콘 웨이퍼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4억5000만달러(약 5360억원)다. 일본 기업이 독점한 세계 반도체 웨이퍼 시장을 흔들기 위해서다. 이번에 인수한 듀퐁의 사업 부문이 차세대 웨이퍼 기술을 확보한 곳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웨이퍼는 직경 300㎜의 원형판 모양인 재료로, 이 위에 회로를 그리고 잘라내 손톱만 한 반도체를 만든다.

    10일 SK실트론은 이사회를 열고 듀퐁사(社)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Sili con Carbide Wafer) 사업부 인수안을 의결했다. 회사는 "소재 기술 자립이라는 국내의 큰 흐름에 따른 결정"이라며 "해외 각국의 인수 승인을 거치고 연내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SK실트론의 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덩치가 크다. SK실트론의 매출은 연간 1조3000억원대다. 매출의 3분의 1을 넘는 금액을 인수에 쓴 것이다.

    세계 반도체 웨이퍼 시장은 일본 신에쓰섬코가 55% 안팎을 차지하고, 그 뒤를 10%대 점유율인 SK실트론·실트로닉(독일)·글로벌웨이퍼스(대만) 3사가 쫓는 형국이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할 때 독점인 웨이퍼를 악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던 이유다. SK실트론은 "실리콘 웨이퍼로는 일본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보고 차세대 기술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듀퐁이 보유한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기술은 기존 실리콘에 탄소를 혼합한 새로운 형태다. 흔히 전력 반도체용 웨이퍼로 불리며, 고전압·고열에서도 견디는 게 특징이다. SK실트론은 "전기자동차와 같이 전력이 직접 오가는 기기에 최적화된 기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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