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뇌 속에 숨겨진 비만 치료법…넘치는 식욕도 억제 가능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9.09.07 11:00

    뇌가 현대인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병이 발생한 부위에서 해법을 찾는 대신 신경망을 통해 전해지는 욕구, 인지 등 뇌의 명령-인식 시스템에 직접 관여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특히 과도한 체중으로 인한 비만은 위(胃)를 절제해 음식 소화 능력을 줄이거나 뱃살 등 부위에서 지방을 파괴하는 직접적인 방법보다 뇌에서 식욕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정상적으로 TSPO를 발현하는 쥐는 고지방 식이에서 띠뇌실막세포 내에 지방을 지방소립 형태로 다량 축적해 비만이 된다. 반면 뇌 시상하부 띠뇌실막세포에 특이적으로 TSPO의 발현을 억제한 쥐의 경우,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체중이 감소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제공
    최근 김은경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고지방 음식을 먹는 습관을 줄여 비만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량을 결정하는 데 관여해 향후 치료제로도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뇌 내부와 시상하부를 연결하는 ‘띠뇌실막세포(tanycyte)’는 음식에 함유된 영양소를 감지해 식욕을 조절한다. 연구팀은 이 점에서 착안해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찾았다.

    이 단백질의 이름은 ‘TSPO(translocator protein)’다. TSPO는 띠뇌실막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단백질로 억제시키면 신체 에너지대사를 증가시키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팀은 고지방을 다량 섭취한 비만쥐의 띠뇌실막세포 내에서 지방 저장주머니 역할을 담당하는 ‘지방소립(lipid droplet)’이 과도하게 축적됨을 확인했다. 이 때 이 세포 내 TSPO를 억제하면 체내 에너지 항상성이 활성화되면서 지방소립을 분해하고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는 스스로 불필요한 부분 등을 잡아먹는 포식행위를 하는데 TSPO 억제의 경우 지질만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지방소립은 이같은 ‘지질포식작용(lipophagy)’을 퉁해 지방소립을 유리 지방산으로 분해했다.

    이 과정은 다시 세포 내 에너지대사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아데노신 3인산(Adenosine Triphosphate:ATP)’의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TSPO가 전신의 에너지 균형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연구팀은 고지방 음식만을 섭취하도록 설계한 비만쥐를 대상으로 뇌 속 띠뇌실막세포의 TSPO의 발현을 억제했다. 그 결과, 비만쥐의 식욕 감소 및 신체 에너지대사가 증가하면서 체중이 감소했다.

    김은경 교수는 "띠뇌실막세포 TSPO의 역할을 규명하는 것은 과영양 상태에서 이 세포들의 기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띠뇌실막세포 TSPO를 비만과 같은 대사성 질환에 대한 잠재적 치료 전략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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