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로 곳곳에서 풍선효과… 미분양 우려 검단도 '완판'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9.09.08 09:00 | 수정 2019.09.08 17:46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이하 상한제)가 잠잠하던 주택시장을 곳곳에서 들쑤시고 있다. 서울 주택공급이 막히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서울 신축 아파트와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등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오르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용 59㎡가 3.3㎡당 1억원인 24억원에 최근 거래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조선일보DB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침을 발표한 이후 서울 신축 아파트의 집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실거래 자료를 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15.65㎡는 국토부가 상한제를 발표한 이후인 지난달 20일 33억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시장이 뜨거웠던 1년 전과 비교해도 2억원 오른 값이다.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은 전용 59.99㎡가 지난달 19일 17억원에 매매됐다. 4월에 같은 면적이 14억9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역시 2억원 이상 올랐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최근 전용 59㎡가 3.3㎡당 1억원인 24억원에 거래됐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신축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것은 신축 아파트가 귀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수요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늦춰지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청약시장도 과열 양상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센트레빌’은 10가구 모집에 5700명이 몰렸고, 동작구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89가구 모집에 1만8134명이 몰려 평균 2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만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건 아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으로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된 인천 검단신도시에 공급된 단지도 대부분 분양이 완료됐다. 인천시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인천 미분양 물량은 3632가구였다. 당시 부동산 업계에서는 검단신도시가 포함된 서구에서 상당한 미분양 물량이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검단 센트럴푸르지오’와 ‘검단 한신더휴’, ‘검단 파라곤1차’가 모든 가구를 판매한 데 이어 ‘검단 대방노블랜드’도 계약자를 모두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막대한 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청약에 몰리고, 결국 커트라인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청약 점수가 낮은 사람들이 서울 청약을 포기하고 신도시로 일부 이동한 것이다.

    용인 수지구 신봉동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광교산’ 역시 비슷한 사례다.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1억원 정도 높아 단기간에 분양이 완료되는 건 무리라고 예상됐지만, 저층 일부 가구를 제외하곤 대부분 분양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연구원은 7월 ‘2019년 하반기 전망과 향후 과제: 분양가상한제 확대도입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서울에 상한제를 확대 도입하면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연간 1.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 결과 8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4% 오르며 전국 평균(-0.02%)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그동안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0.49%), 서초(0.88%), 송파(0.55%), 마포(0.71%) 등의 상승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도 8월 한 달간 0.01% 오르면서 올해 초 이후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상한제 시행 확대를 앞두고 신축급 아파트와 재건축아파트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수요가 많은 강남권과 한강변 도시정비사업이 지연될 경우 새 아파트 희소성이 두드러지면서 서울은 물론 수도권까지 매수 움직임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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