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영업 비밀 놓고 주름 못펴는 법적 분쟁

조선일보
  • 유지한 기자
    입력 2019.08.31 03:11

    메디톡스 "前 직원이 넘겼다", 대웅제약 "독자적 발견한 균"

    국내 주요 제약업체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toxin·독소)의 영업 비밀 침해 여부를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이라는 균에서 독성을 띠는 단백질을 추출한 것이다. 이 독소를 피부 밑에 주입하면 미세한 근육 마비를 일으키는데 이때 잔주름이 펴진다. 보톡스는 미국 앨러간이 이런 보툴리눔 톡신으로 만든 제품명이다.

    대웅제약은 30일 "메디톡스가 2년 전 영업비밀침해 금지 소송에서 주장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을 도용했다'는 내용을 뒤집는 시험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소송에서 이기면 메디톡스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2017년 국내 최대 보톡스 업체인 메디톡스는 자사의 전(前) 직원이 대웅제약에 보툴리눔 균주와 생산 방법을 넘겼다며 소송을 걸었다. 대웅제약이 자사의 기술을 훔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우리는 메디톡스와는 무관하게 용인의 토양에서 독자적으로 발견한 균을 쓴다"고 부인했다.

    도용 여부를 확인하는 핵심 쟁점 중 하나는 포자(胞子) 감정시험이었다. 일반적으로 균은 보호막 역할을 하는 포자를 생성한다. 그런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인 '홀A 하이퍼'는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게 특징이었다. 대웅제약의 균주에서 포자가 안 생기면 도용 가능성이 커진다. 대웅제약 측은 이날 "시험 결과, 우리가 쓰는 균주에서 포자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디톡스는 "포자 형성 여부만 가지고 도용 여부를 확정적으로 말하는 건 편협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다음 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도 두 회사의 균주를 제출해 조사하는데 여기서 명확하게 도용 여부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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