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암 세포 진단도 AI…패턴 분석 넘어 치료제 개발까지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9.08.31 13:00

    "조직 분석 결과, 비소세포 폐암일 확률 99%입니다. 향후 5년 생존율 5.9% 입니다." 인공지능(AI)이 병리의학자들을 대신해 암 환자들의 세포 조직검사 결과를 판독하고 생존율까지 예측할 날이 머지 않았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회사 노바티스는 최근 인공지능 스타트업 ‘패스에이아이(PathAI)’와 손을 잡고 병리 분석 AI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암 환자에게서 떼어낸 조직을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길을 찾기 위해서다.

    실제로 의과학자들은 약 150년 전부터 사람의 질병이 있는 부위에 치료 약을 개발할 수 있는 실마리가 담겨 있다고 보고 현미경을 통해 세포들의 세계를 관찰해 왔다. 그러나 현미경 속 슬라이드 1장에 존재하는 수십만개 세포에서 종양 세포를 찾는 일은 많은 시간과 인내를 요구한다.

    PathAI가 개발 중인 인공지능 시스템은 병리 슬라이드를 보고 림프구 (녹색), 종양세포 (적색), 대식세포 (황색), 형질세포 (흑색) 및 섬유아세포 (보라색) 등 5가지의 색(으로 구분해 나타낸다. /한국노바티스 제공
    노바티스와 PathAI는 AI 시스템에 기존 암 환자들에게 나타난 병변(病變) 슬라이드를 입력하고 있다. 새로운 환자의 검체 슬라이드를 분석할 때 병리 변화의 일정한 형태를 비교해 암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같은 암이라고 해도 환자마다 세포에서 나타나는 형태가 제각기다. AI가 이러한 형태를 반복 학습해 세포 조직체에서 종양 세포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발 목표다. 병변이 가려져 있거나 구조가 너무 복잡해 사람의 눈만으로 확인하기 힘든 경우 세포 판별을 용이하게 한다.

    현재 개발된 헬스케어 AI는 환자에게 맞는 약물을 추천하는 논문·데이터 검색형과 수천만장의 영상 판독 자료를 기반으로 질병 판독을 돕는 패턴 분석형이 기본이다. 신약 개발 화합물 조합을 추천하고 효과를 미리 알 수 있는 AI 기반 약물분석 플랫폼도 있다.

    PathAI가 개발하는 AI는 영상 판독형에 가깝다.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에서 병변 부위를 학습 저장된 다른 경험과 비교해 암이 의심되는 부위와 정상부위를 다르게 표시해 병리학자에게 결과를 제시한다.

    이 시스템은 스위스 바젤 대학병원의 병리학연구소로부터 400여건의 유방암·폐암 조직 슬라이드 이미지와 환자 진단기록, 익명을 전제로 한 환자 생존시간 데이터를 받았다. PathAI의 알고리즘은 조직 슬라이드의 병변 구조와 환자 생존시간 간의 관계를 분석해 5년 생존율을 예측하는 과제를 진행 중이다.

    실제 이 AI의 개발에 참여한 병리학자들은 대략 1만개 조각을 낸 AI 훈련용 슬라이드에 있는 모든 세포 유형을 분류했다. 이 유형을 학습한 AI는 인식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각 세포를 구분할 수 있다. 향후 학습하는 슬라이드 숫자가 늘어날 수록 식별이 어려운 세포도 판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티스생명과학연구소의 메그 맥로린(Meg McLaughlin) 종양 중개연구팀 박사는 "각각의 병리 이미지를 분류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AI의 성능을 결정짓는다"며 "AI를 활용해 어떤 병변 구조가 치료제에 대한 민감도나 생존율과 연관되어 있는지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