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원 물티슈’, ‘20만원대 의류 건조기’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139480)가 29일 생활필수품·가전제품 40종을 연중 내내 초저가에 선보였다.
이마트는 지난 1일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 1탄을 선보인 데 이어 이날부터 물티슈·치약·칫솔 등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필수품과 의류건조기 같은 가전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대상품목도 30종에서 70종으로 확대했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을 올해 200여개로 상품을 늘리는 한편, 향후 500개 수준의 초저가 상품을 지속 운영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 유통구조 개선으로 ‘초격차’ 선보인 이마트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사상 첫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뒤, ‘대량 매입’, ‘소싱다양화’ 등 구매혁신에 나섰다. 유통구조 혁신으로 초저가를 유지하는 ‘초격차 전략’이다.
이마트가 이번에 선보이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물티슈는 100매에 700원으로 유사상품 대비 30% 가량 저렴하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1년에 500만개’ 구매 계약을 맺은 덕분이다. 이는 지난해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물티슈 판매량(72만개)의 7배 정도다. 소비자들의 물티슈 사용법을 분석해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이마트는 또 초저가 상품을 내놓기 위해 상품의 핵심가치에 집중하며 가격을 낮췄다. 이마트가 9월초에 내놓은 일렉트로맨 의류건조기(10kg)는 유명 브랜드 상품 대비 30%가량 저렴한 69만9000원이다. 사용빈도가 낮은 와이파이 원격제어, 스마트 기능을 제거하고 건조기 본연의 기능에만 집중해 상품 가격을 낮췄다. 1인 가구를 위한 3kg짜리 일렉트로맨 의류건조기도 24만9000원으로 유사 상품 대비 20% 가량 저렴하다.
저렴한 가격을 위해 이마트몰, 삐에로쑈핑과도 협업한다.이마트는 2080 퓨어솔트 치약(120g·3입), 크리오 칫솔(6입)을 각 2000원에 판매한다. 유사상품대비 70%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전문점, 온라인몰과의 통합매입을 통해 치약 80만개, 칫솔이 160만개를 주문, 초저가를 실현했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 인기에 매출도 ‘쑥’...신규고객 유입도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행사를 시작한 뒤로, 이마트를 찾는 고객이 늘고 주요 상품 매출도 증가세다.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이마트 방문객수를 살펴보면 전달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이마트가 1차로 선보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 품목인 도스코파스 까버네소비뇽(750ml·4900원) 와인은 한달도 지나지 않아 26만병이 팔렸다. 기존 인기와인의 1년 판매량(7만~8만병)의 3배 이상 수준이다. 특히 구매 고객 중 최근 6개월 동안 와인을 한번도 구매한 적이 없는 고객 비중이 55% 넘어서는 등 신규 고객을 유입시켰다.
이외에도 다이알 비누도 15만개가 판매되며 지난해 이마트 비누 1위 상품 판매량(17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목욕용품 매출은 덩달아 16% 증가했다. 워셔액도 20만개가 판매돼 자동차 교환용품 매출이 10% 늘었다.
다만 이마트의 이번 시도가 유통업계의 초저가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홈플러스·롯데마트 같은 대형 마트뿐 아니라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도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지난 14일 "식품·비식품 부문에서 온라인 침투가 확대되고, 저출산·소량구매 등 소비패턴 변화로 대형 할인점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며 "할인행사 강화는 실적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