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를 파고든 부동산 스타트업 3걸

조선일보
  • 채성진 기자
    입력 2019.08.27 03:14

    - 정수현·김진경·안혜린 CEO
    회의실·파티룸 잠시 빌려주는 초단기 공간임대 플랫폼 운영
    빅데이터로 연립·다세대 시세 제공… 커뮤니티형 '민간 기숙사'도

    "딱 한두 시간 사용할 댄스 연습실은 어디서 구할까." "연립이나 다세대 주택 시세 정보 찾기가 너무 어려운데…."

    최근 부동산 업계는 단순 거래 중개가 아니라 맞춤형 상품과 정보를 콕 찍어 제공하는 업종이 뜨고 있다. 이런 틈새 수요를 노려 스타트업을 창업해 공략하는 여성 최고 경영자(CEO)들이 주목받고 있다. 초단기 공간 임대 플랫폼을 운영하는 정수현(35) 앤스페이스 대표, 연립과 다세대 주택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김진경(42) 빅밸류 대표, 대학가를 중심으로 '셰어 하우스(공유 주택)' 사업을 벌이는 안혜린(35) 코티에이블 대표다.

    사진 왼쪽부터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 김진경 빅밸류 대표, 안혜린 코티에이블 대표.
    맞춤형 상품과 정보를 선보이며 부동산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스타트업 여성 최고 경영자들. 사진 왼쪽부터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 김진경 빅밸류 대표, 안혜린 코티에이블 대표. /김연정 객원기자
    초단기 공간 임대, 이용객 300만명 목표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는 도심이나 동네의 사무실이나 카페, 연습실, 공연장 등 다양한 공간을 저렴한 비용으로 공유하는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한다. 회의나 세미나 장소가 필요한 학생이나 직장인, 춤 연습 공간을 찾는 댄스 동아리 회원, 근사한 파티를 준비하는 친구나 연인 등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고객이다. 전국 각지에서 '호스트'로 등록한 1만3000여명이 '게스트'로 불리는 이들에게 2만5000여개 공간을 빌려준다.

    대여를 위한 전문 공간도 있지만, 평소 영업장으로 쓰다 잠시 비어 있는 틈을 활용해 시간제 대여 방식으로 운영하는 곳도 상당수다. 홈페이지에는 '신촌역 2분 거리 댄스 연습실. 시간당 6000원' '청담동 브라이덜 파티룸. 시간당 3만원' 등 갖가지 공간이 등록돼 있었다.

    2015년 창업해 지금까지 누적 사용자는 60만명. 앞으로 3~4년 안에 300만명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거래액은 80억원. 올해는 1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빅데이터로 연립·다세대 시세 정보까지 제공

    김진경 대표가 운영하는 빅밸류는 연립이나 다세대 주택의 시세를 자동으로 산출해 제공한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시세 정보가 대부분 아파트 위주로 나와 입지나 형태가 각기 다른 연립이나 다세대 주택, 빌라는 관련 정보를 구하기 어려웠다"며 "거주자들이 은행 대출을 받을 때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게 정해지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동산 담보 가치를 산정해 온 한국감정원 등은 100가구 미만인 다세대 주택 등에 대해서는 따로 시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김 대표는 로펌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2015년 빅밸류를 창업했다. 2017년에는 지도 기반 연립·다세대 시세 서비스 '로빅'을 선보였다.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로봇을 통해 공공기관 40여곳의 공간·지적·건축물 정보 등을 매달 2테라바이트씩 수집하고 분석한다. 현재 신한·하나은행 등 10여곳을 주요 고객사로 B2B(기업 간 거래)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커뮤니티로 만들어가는 '민간 기숙사'

    안혜린 코티에이블 대표는 일종의 '민간 기숙사'인 '에이블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을 타깃으로, 급속히 커져가는 1인 가구 임대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안 대표는 '셰어 하우스' 방식으로 현재 서울 시내 12개 주요 대학 인근에서 에이블하우스 16곳을 운영하며, 누적 사용자 400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에이블하우스는 아파트나 빌라를 임차해 가구와 청소, 보안 등 공동 주거에 필요한 서비스를 갖추고 빌려주는 방식이다.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거주자들이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구성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현재 입주자 절반이 외국인이다. 안 대표는 "대학생 입장에서는 보증금 100만~300만원, 월세 40만~60만원 정도에 안전하고 가성비 높은 숙소를 마련해서 좋고, 집주인 입장에서는 입주자와 복잡한 절차와 관리를 대행시킬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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