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배터리 없어도 괜찮아…열·압력으로 전기에너지 수확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9.08.24 11:00

    과학자들이 방전되고 나면 무거운 벽돌에 지나지 않는 소형 금속 배터리와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사람 몸에 착 달라붙는 가볍고 얇은 웨어러블 기기 등이 발달하면서 무게를 줄이고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 지금의 배터리를 대체할 방법을 찾는 중이다.

    현재 활용 가능성이 높은 기술은 웨어러블 등 기기 자체에서 발생하는 열이나 압력으로 전기에너지를 획득하는 방법이다. 이 같이 다른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려면 특별한 소재가 필요하다.

    압전 복합소재를 이용 웨어러블 기기를 충전하는 그림. /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Enviromental Science)’ 캡처
    이 소재는 열로 전기를 수확하면 열전 소재, 압력으로 전기를 수확하면 압전 소재라고 부른다. 현재 자동차, 발전, 우주·항공 산업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성질이 단단해 얇고 가벼운 웨어러블 기기 등에 접목시키기 어렵다.

    열전 소재의 경우 새로운 발전소자를 이용해 기존과 달리 유연하게 휘어지고 종이처럼 가볍게 만드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가볍고 부드러운 물성을 확보했다고 해도 기존 소자보다 열전 성능을 높여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있다.

    이달 에너지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테리얼(Advanced Energy Materials)’ 표지는 열원의 형태와 관계없이 어디든 부착할 수 있는 열전 소재가 차지했다.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우수한 열전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유연성을 확보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원기둥 모양의 나노 탄소 구조체로 나노기술, 전기공학, 광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소재다. 연구팀은 스폰지처럼 내부에 기공이 무수히 많은 다공성 형태를 만들어 전기적 특성을 확보했다.

    이 소재를 개발한 조성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박사팀은 "이번 스폰지형 유연 열전 소재는 기존 무겁고 딱딱한 무기 기반 소재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새로운 소재 개발의 가능성은 물론 다양한 열전 분야의 응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표면이 구부러지거나 휘어질 때 발생하는 압력을 전기로 바꾸는 압전 소재도 있다. 세라믹 나노입자에 압전 특성을 띄는 고분자 물질을 결합시켜 종잇장 같은 필름 형태의 신소재를 개발한 사례다.

    이 같은 압전 소재는 보통 여러 물질을 섞어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압력을 받으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해내는 특성인 압전 특성을 가진 물질과 탄성을 가진 고분자 물질이 섞여 구부러지거나 휘어지면서도 전기 수확이 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기존 압전소재의 경우 압력을 받으면 전기를 생산하는 ‘아민’ 작용기 등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아 전기 발생량에 한계가 존재한다. 반면, 이 필름형태의 압전복합소재는 고분자물질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키기 전보다 100배의 전기 출력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압전복합소재는 굽힘의 물리적 형태 변형 시 65볼트(V)의 출력전압과 1.6 마이크로암페어(μA)의 출력전류를 발생시켰다. 또 외부의 배터리 연결 없이 20개 이상의 LED를 켰다.

    이러한 열전·압전 소재는 웨어러블 기기 뿐만 아니라 사물 인터넷(IoT)의 무선 센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전기 수확량이 충분하지 않아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열전·압전 소재에서 발생한 전기를 사용하면 배터리의 충-방전 횟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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