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로 다시 기로에 놓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초유의 사태"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입력 2019.08.23 14:37

    "재고 3개월치, 단기적으론 버텨도 장기화하면 타격"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파기한다고 발표하면서 업계에서는 한숨 돌리는 듯했던 ‘일본의 수출규제 장기화’가 현실화했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또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한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 절차를 강화한 1차 보복, 전략물자에 관해 한국을 백색 국가(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고 비전략 물자에 대해 모두 규제를 하는 2차 보복을 한 데 이어 추가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소미아 파기로 다시 한번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소재 수급이 더 어려워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SK하이닉스
    23일 복수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은 "수출규제 항목 중 하나였던 일본산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수출이 두 건 허가를 받고, 불화수소 등에 대한 공급선 다변화도 속도를 내면서 안정화되는 듯한 소재 수급이 다시 불확실해졌다"면서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본이 어떤 식으로 맞대응할지 모르는 초유의 사태"라고 입을 모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경우 핵심 반도체 소재에 대한 재고를 3개월치 이상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단기적으로는 생산 차질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통관 관련 허가 심사가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는 반도체 소재 구매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협력사에 모든 비용을 부담할테니 일본 수출규제 품목 종 재고를 최대 90일치 확보해달라고 주문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7월 중순 SK하이닉스의 이석희 대표와 김동섭 대외협력총괄 사장도 일본 긴급 출장을 다녀오며 소재 수급을 챙긴 바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한국으로 들어온 일본산 반도체 제조용 포토레지스트는 7월 들어 141톤으로 전달(75톤)보다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보면 4525만달러로 역시 두 배 정도 늘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규제 품목인 EUV용 포토레지스트뿐 아니라 규제에 해당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도 회사들이 재고를 미리 확보한 것"이라며 "일본이 추가 보복에 나선다면, 포토레지스트 규제 범위를 넓히는 것도 당연히 고려사항이 될 수 있고, 지소미아 파기로 이런 재고 확보 움직임이 8월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일 양국이 서로를 향한 보복 조치를 번갈아 단행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당장 우리 산업계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기 위한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화학, 플라스틱·고무·가죽, 기계는 일본 대비 절대 열위, 전기·전자와 금속은 열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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