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1915년 도로 확장을 이유로 강제 철거한 돈의문(敦義門‧서대문)이 104년 만에 디지털 기술로 복원됐다. 앞으로 정동사거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통해 조선시대 돈의문 풍경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제일기획(030000)은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문화재청, 서울시, 우미건설과 ‘한양도성 돈의문 IT건축 개문식’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 유정근 제일기획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제일기획 등 4개 기관은 지난해 12월 ‘문화재 디지털 재현 및 역사문화도시 활성화’ 협약을 맺고, 9개월 동안 돈의문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다양한 역사자료를 토대로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철거 이전 돈의문 건축과 단청을 디지털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김왕직 명지대 교수, 정병국 동국대 교수 등 학계 전문가들과 시각특수효과 전문업체 등이 참여했다.
디지털로 복원된 돈의문을 보려면 개인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체험관 VR기기를 이용해야 한다. 이날 정동사거리 인근에서 돈의문 AR 체험용 모바일 앱을 실행하자 과거 돈의문이 등장했다. 앱을 실행한 위치에 따라 돈의문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었다.
돈의문 체험관에서는 전경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VR기기를 착용하자 조선시대 그대로 복원된 돈의문 문루 내부와 성벽, 한양도성 풍경이 실감나게 나타났다.
돈의문 복원 고증을 맡은 김왕직 교수는 "2010년에도 복원 계획을 수립했었지만 여러 어려움으로 현실화되지 못해 아쉬웠는데 달라진 IT 기술을 통해 실물을 과거 그대로 복원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