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4' 상반기 인건비 16% 급증...폐점 매장직원 "갈 곳이 없어요"

조선비즈
  • 유윤정 기자
    입력 2019.08.20 09:00

    롯데·CJ·신세계·현대百 등 직원 약 8만6000명 고용
    ‘빅4’ 상반기 판관비만 11.5兆...30%가 인건비 16%↑
    이마트·롯데마트 ‘마이너스 쇼크’...최저임금·주 52시간 타격
    폐점 도미노 ‘구조조정 확대’...문닫은 점포 인력 재배치 난항


    서울 시내 한 이마트 매장/조선일보DB
    롯데·CJ·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 ‘빅4’의 올해 상반기 판매관리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이 본격화되며 인건비가 상승한 결과다.

    이들 기업이 상반기 직원들에게 준 급여는 총 3조4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조9300억원)보다 16% 증가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의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연결 재무제표 기준)는 약 2조2780억원이었다. 작년 상반기(2조원)보다 14% 가량 늘었다.

    판관비는 기업의 판매와 관리, 유지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여기에는 급여와 복리후생비, 임차료와 접대비, 세금·공과금 등이 포함된다.

    ◇ 이마트 직원 2만5850명...상반기 인건비 5840억원 ‘2년새 15%↑’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총괄하는 이마트는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비롯해 조선호텔, 신세계푸드(031440)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전국 140곳의 이마트 매장엔 총 2만58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6개월동안 이들에 지급된 총급여는 약 584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약 8%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화 되기 전인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년새 15%가 늘었다.

    최저임금은 최근 2년간 29% 올랐다. 지난 4월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도입됐다. 이를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형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마트 현장직원, 공장 생산직원이 많은 이마트는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정 부회장의 동생 정유경 사장이 총괄하는 신세계백화점도 상반기 판관비가 1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8% 가량 늘었다. 이중 급여는 약 1700억원으로 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023530)은 상반기 판관비로 3조4350억원을 썼다. 이중 급여가 약 6930억원으로 전년보다 6% 가량 늘었다.

    이 회사는 2만44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주 52시간과 최저임금 인상은 직원 급여 상승으로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에 근무하는 남성 직원 한 명이 올해 1~6월까지 반년동안 받은 평균급여는 4134만원이다. 1년 전보다 7% 늘었다. 롯데마트 남성 직원 급여도 1인당 272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 올랐다.

    ◇ 오프라인 점포 생존 위해 폐점 도미노...남은 인력 재배치 난항
    CJ그룹의 상반기 판관비는 3조7662억원으로 작년보다 11% 증가했다. 이중 급여가 1조8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3% 늘었다. 2년전과 비교해선 37% 늘었다. CJ그룹은 식품 제조사인 제일제당과 식자재·단체급식 회사인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 ENM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최저임금·주 52시간 타격이 경쟁사보다 컸다.

    현대백화점은 판관비가 66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급여(상여포함)는 835억원으로 약 10% 늘었다. 현대백화점 직원 2838명이 상반기 받은 1인 평균급여는 2700만원으로 작년보다 1인당 평균 400만원씩 늘었다.

    판관비가 급증하며 기업이 손에 쥐는 순이익도 줄었다. 이마트는 창립 26년만에 처음으로 2분기 적자를 냈다. CJ그룹의 상반기 순이익은 4046억원으로 전년(1조446억원)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CJ는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 인수대금을 대규모 차입하면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받았다.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과 경쟁하려면 각종 비용을 크게 줄여야 한다. 지방의 수익성 낮은 점포는 폐점하는 식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부평점을 모다아울렛 운영사인 모다이노칩과 마스턴 자산운용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마트는 헬스앤뷰티(H&B) 전문점 부츠의 33개 점포 중 18개 점포의 문을 닫을 계획이다.

    문제는 적자 점포를 폐점하면 해당 매장 직원이 일할 곳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남은 인력을 재 배치 하려면 점포를 새로 열어야 하는데, 최근 3년간 백화점·대형마트의 신규 출점은 전무하다. 신규 출점은 없고 폐점은 늘면서 인사 적체는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폐점한 매장의 부장급 직원이 갈 자리가 없어 과장·대리급 일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승진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지난해 점포를 대규모 구조조정 했는데, 인력은 줄일 수 없어 인건비는 그대로"라며 "해외와 달리 한국은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못해 구조조정도 어렵고 수익성 개선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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