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항공업 위기에 흥행 ‘비상등’

조선비즈
  • 진상훈 기자
    입력 2019.08.17 06:00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020560)의 매각 작업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국내 항공사들의 업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저조한 흥행 성적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아시아나항공 제공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1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은 1조7454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당기순손실은 2024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곳은 아시아나항공 뿐이 아니다. 대한항공(003490)도 2분기에 98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089590)도 274억원의 손실을 봤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298690)도 2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이 최근 눈에 띄게 악화된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와 화물 운송시장 위축 때문이다. 여기에 2분기 들어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더욱 줄었고 항공유 구입가격이 올라 비용 부담은 커졌다.

    국내 항공업계의 부진한 실적은 막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특히 업황 개선 전망이 불투명한 대형 항공사를 인수하는데 부담을 느낀 유력 후보들이 인수전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각 의사를 밝히면서 재계에서는 SK와 한화, GS, 신세계, 애경그룹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다. 이들 기업은 유통 등 기존 사업에 항공업을 연계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많아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그러나 항공산업 전체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데다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하반기 이후에도 업황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각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너지 효과만을 노린 채 인수전에 뛰어들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9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까지 짊어지고 있다. 특히 외화부채 규모가 커 최근의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 기조가 계속될 경우 재무위험이 더욱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산은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개 회사를 묶어 파는 ‘통매각’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인수에 나설 기업들의 위험 부담이 커 개별 매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개별 매각 방식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3개사를 나눠서 시장에 내놓을 경우 인수자들은 비용 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대형항공사 또는 저비용항공사의 상황에 맞는 경영전략을 가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단은 통매각 방식이 원칙이라고 했지만, 필요하면 분리매각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최근 국내 항공시장의 잠재력이 약화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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