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車보험 진료가격 심사 기구 만든다

조선비즈
  • 송기영 기자
    입력 2019.08.13 14:00

    정부가 자동차보험 진료 수가(酬價·서비스 가격) 결정 체계 마련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의 고시로 정해지는 자동차 보험 진료수가는 명확한 기준이 없고 이를 심사하는 기구도 개점휴업 상태라 치료비와 자동차보험료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등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결정체계’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연구용역의 핵심은 국토부 산하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심의·의결하는 별도 기구를 구성하는 것이다. 정부는 해외 선진국과 국내 건강·산재보험 사례 등을 조사해 국내 제도에 맞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결정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새로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결정 체계 구성을 위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개정도 추진한다.

    자동차보험금 중 의료비용의 지급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기준’에 의해서 정해진다. 교통사고로 인한 의료비용을 보험금에서 지급할 것인지, 지급을 결정했다면 보험금을 얼마나 책정할 것인지는 이 기준에서 정해진다.

    2013년 7월 이전에는 보험회사와 의료기관 등이 자동차보험수가분쟁심의회(자보심의회)를 구성해 진료수가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그러다 2013년 7월부터 진료비 1차 심사업무가 자보심의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 이관됐다. 자보심의회는 대한의사협회와 의료기관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됐는데, 의협이 2013년 분담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업무 이관까지 이어진 것이다.

    조선일보DB
    자보심의회가 개점휴업 상태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세부 규정은 국토부 고시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사 역시 국토부 고시를 기준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국토부가 고시하는 수가 기준이 모호해 과잉진료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한방 치료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첩약의 경우 ‘환자의 증상 및 질병 정도에 따라 적절하게 투여해야 하며 1회 처방 시 10일, 1일 2첩 이내에 한해 1첩당
    6690원이 산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증상별·상해별 처방이나 추가 처방에 대한 기준이 없다.

    약침술은 ‘1회당 2000원, 신체 2개 부위 이상을 시술한 경우에는 소정점수의 50%를 가산한다’고 돼있다. 역시 투여 횟수와 용량, 증상·상해별 시술기준, 중복 시술의제한 등의 세부 기준이 없다. 또 국토부가 진료수가를 고시하지 않은 의료행위의 경우 과잉진료가 이뤄지더라도 정부가 이를 통제할 권한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는 세부인정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치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건강보험 수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의 검토와 평가를 거쳐 결정된다. 화재보험업계 관계자는 "의협이 참여하지 않는 한 자보심의회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정부가 나서 별도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의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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