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때마다 부동산 꺾였는데…'트라우마' 살아나나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9.08.08 06:40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 등 거시경제 불안이 부동산시장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까지 가시권에 놓인 터라 최근 반등의 낌새를 보이는 서울 부동산시장도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부동산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선일보DB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연간 기준으로 하락한 해는 2004년과 2010~2013년 등 5년 뿐이다. 공교롭게도 2004년을 제외한 2010~2013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주택 수요가 급감하며 부동산 시장이 부진에 빠졌던 시기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IMF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15%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온갖 규제로 옭아 매도 꿈쩍하지 않던 부동산 시장도 글로벌 경제위기 앞에선 속절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한국을 둘러싼 경제환경이 악화하며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 전반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기업의 실적 기대감과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주식시장부터 크게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 1910선까지 떨어지며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550.5로 4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나빠졌다. 실물자산인 부동산시장에까지 영향이 있을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변수는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위한 세부안을 마련했으며, 다음 주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당장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을 억누르고 수요자의 관망 심리를 더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는 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내 집 마련을 하자는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어서 생긴 일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2% 상승하며 5주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서초(0.04%), 강남(0.04%), 송파(0.03%) 등 강남 3구가 평균치를 웃돌며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런 실수요자들의 움직임도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불확실성이 커지면 자산시장에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동산 수요자들도 당분간 시장 흐름을 관망할 것"이라며 "IMF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례를 보면 주택시장 외부에서 비롯된 외생변수가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줬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충격의 강도와 지속기간을 따지며 무리한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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