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등 편의점 日맥주 '4캔 만원' 할인 중단에 점주들 "재고 떠안아" 울상

조선비즈
  • 안소영 기자
    입력 2019.07.27 06:00

    "아직 일본 맥주 관련 공지를 못 받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본사 측에서 따로 연락 온 건 없더라고요" (편의점 CU 아르바이트생 A씨)

    편의점 CU의 해외 맥주 할인행사./ 안소영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면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편의점 본사가 8월부터 ‘맥주 4캔 만원’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전 공지와 논의를 하지 않아 일선 편의점들은 재고 부담을 떠안을 처지가 됐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편의점 5사는 8월부터 4캔을 만원에 묶어 판매하는 행사를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국민 정서를 고려한다는 취지였다. 편의점 CU의 경우 이달 1~21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대비 40.3%나 감소했다.

    CU는 수입 맥주 8월 할인 행사에서 아사히·기린이치방·삿포로 등 총 10종을 제외하고, 에비스 등 총 5종을 발주 정지할 예정이다. 편의점 GS25와 세븐일레븐은 일본산 맥주뿐만 아니라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소유한 코젤, 필스너 우르켈 등까지 할인 행사에서 제외했다. 이마트24와 미니스톱도 일본 맥주 할인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편의점주들은 갑작스러운 행사 중단에 "재고를 어찌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발표 전 본사와 편의점주들 사이에 협의가 없었고, 특히 맥주의 경우 반품이 불가능해 재고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CU,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은 발표할 때까지 점주들에게 공식적인 안내 공문도 보내지 않은 상태였다.

    3년째 CU편의점을 운영 중인 박지훈(40)씨는 "점주들은 기사를 통해 4캔 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가 빠진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점주들과 먼저 논의했다면 발주를 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국마케팅을 하면서 편의점 본사 이미지는 좋아지겠지만, 일선 점주는 재고 때문에 걱정이 쌓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주 김모(42)씨도 "불매운동 동참의 뜻은 좋지만 일본 담배, 과자 등은 그대로 두고, 맥주에만 행사를 제외했다고 하니 보여주기식 같다"며 "마음대로 결정한 뒤 재고 처리 여부는 모른다고 하니 점주들만 손해를 보게됐다"고 말했다.

    편의점주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본사는 일본 맥주 행사 취소해서 이미지만 챙기고, 점주들은 재고 때문에 눈물 흘린다", "취지는 좋지만 재고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한 것 같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각사 편의점주 대표들과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본사에 대응 방안을 요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편의점 본사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할인은 하지 않지만 판매는 가능한 데다 거의 매일 발주하기 때문에 편의점주들의 재고 물량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품 문제는 추후 판매 추이를 보고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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