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비싼 몸값 발목 잡을까

조선비즈
  • 조지원 기자
    입력 2019.07.25 06:00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5일 아시아나항공(020560)매각 공고를 내기로 하면서 국내 사상 첫 대형 항공사 인수전이 본격화됐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진입장벽이 높은 항공업계에 쉽게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7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력한 인수자로 꼽힌다.

    인수 주체로 거론되고 있는 SK‧한화‧GS‧CJ 등은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부인했거나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 실적, 외부 위험 요소 등을 고려하면 매각 가격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추산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같은 매물은 두 번 다시 없다"며 매각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매각 가격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등과 조율해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내기로 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매각 공고를 낸 이후 숏리스트(인수 후보군)를 확정하고 투자설명서(IM)를 발송할 예정이다. 인수의향서는 타당성 검토 이후인 9월쯤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11월쯤 본 실사가 끝나는 대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이대로 진행되면 올해 안에 인수 주체가 확정된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최근 일본 여행 거부 운동 영향까지 받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 몸값을 최대한 떨어뜨리고 싶은 대기업 입장에서 일본 여행 거부 등은 놓칠 수 없는 변수가 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가격 측면에서 봤을 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이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가격보다 더 낮게 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매각가격 추정치 1조~2조5000억원까지 다양…구주 인수대금은 4500억원 수준

    항공업계는 애초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항공사일 뿐 아니라 취득이 어려운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많은 대기업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SK, 롯데, CJ, 한화 등 주요 대기업은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드러낸 곳은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가지고 있는 애경그룹뿐이다.

    재계에서는 인수전이 과열돼 아시아나항공 몸값이 현재 추정치보다 더 오를 것을 우려해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이 인수전 참여를 숨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가격은 1조~2조5000억원까지 다양한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항공사 인수합병(M&A)이 처음 이뤄지는 만큼 기준이 될 만한 사례가 없어 적정 인수가격이 불확실하다.

    매각 발표 이후 급등한 주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 3월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을 받고 3월 27일 3420원까지 떨어졌다가 매각 발표 이튿날인 4월 16일 8450원으로 147%나 급등했다. 주춤했던 주가는 매각 절차가 가시화되면서 24일 주당 6520원으로 전날보다 6.02%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6868만8063주(33.47%)와 제3자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4일 아시아나항공 주가(6520원) 기준으로 구주 인수대금은 45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20~30%)과 신주 가격 등을 포함하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 가격까지 더하면 매각 가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中 경쟁 세지고, 日 보이콧 움직임…"인수 가격에 실적 반영할 것"

    항공업은 유가, 환율뿐 아니라 정부 정책이나 경기 상황 등 외부적 요인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산업이어서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사는 신규 노선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항공기 설비 투자도 진행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뿐 아니라 경쟁력 확보까지 고려하면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상승세를 보이는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1분기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률은 0.4% 수준으로 대표 LCC인 제주항공(14.5%)보다 낮다. 아시아나항공 노선별 매출 비중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남아(25%), 중국(17%), 일본(14%) 등은 LCC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지역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5월 운수권 배분으로 LCC 진출이 늘고 있고, 일본은 여행 보이콧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지역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호남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 지키기 광주시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 중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광주시민 대책위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아시아나항공을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을 거듭 반대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경영 실패 책임이 있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대주주가 구주 인수대금을 높게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1조5000억원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최근 업계 상황을 반영하면 더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추가 투자금액이나 실적 등을 고려해 매각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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