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빠르면 9월 中 마지막 휴대폰 공장 정리"… 글로벌 생산거점 조정 가속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입력 2019.07.22 15:25

    중국 언론 "삼성 후이저우 공장 청산작업 돌입"...한⋅일 분쟁 방패막이용 美 가전공장 증설 검토설
    삼성 "시장 상황 맞춰 최적의 생산방안 고민"...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 증가 글로벌 공급사슬 영향

    중국 중심으로 구축됐던 삼성전자 글로벌 생산거점이 빠른속도로 재편될 조짐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을 겨냥한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가 중국내 한국 공장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 내 휴대전화 공장을 베트남·인도로 옮기는 한편, 일본 제재의 ‘방패’가 되어줄 미국에 가전 공장을 확장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 시각) 베이징상바오(北京商报)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오는 9월 광둥성(廣東省) 후이저우(惠州) 공장을 폐쇄할 예정으로, 현재 청산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의 중국 내 마지막 휴대전화 생산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18년 된 톈진(天津) 휴대전화 공장도 지난해 말 폐쇄한 바 있다.

    삼성전자 중국 베이징 매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들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후이저우 공장 폐쇄설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 내 인력을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는 건 사실이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19’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총임직원 수는 30만9630명으로 2017년 32만671명에서 3%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인력은 2만9110명으로, 2017년 3만4843명에서 16.4% 줄어 주요 지역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 中 시장 내수 업체에 뺏긴 삼성… 베트남·인도로 간다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철수설(說)이 흘러나오는 배경에는 흔들리는 중국 내 입지 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중국내 인건비 상승 같은 영업환경 악화가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했지만,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밀려 현재는 점유율이 1% 안팎에 머무는 형편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공장의 장점은 저렴한 인건비로 거대한 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며 "최근 중국 스마트폰 내수 판매량이 휘청이고,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올라 중국에서 공장을 유지할 이유가 적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생산 거점을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성, 타이응우옌성, 호치민 등에서 휴대전화·디스플레이·가전 제품을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베트남 생산법인 4곳에서 올린 매출은 총 657억달러(약 77조36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2800억달러(약 329조원)의 27.6%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첸나이 등에서도 휴대전화·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엔 노이다 공장을 증설하고 연간 6800만대인 현지 스마트폰 생산량을 2020년말까지 1억200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지난해 내놓았다. 전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는 중국보다도 인건비가 싸고, 현지 업체 경쟁력이 뒤처져 시장성 또한 밝다"며 "정부 차원에서 법인세 면제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 日 통상마찰로 불확실성 확대… 美 생산공장 이전說도

    장기화 기미가 보이는 일본과의 통상 마찰도 삼성전자가 중국 중심의 글로벌 생산거점 조정에 속도를 내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일본은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HF),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하며 국내 기업의 중국 현지 공장으로 향하는 물량도 통제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공장으로의 미국산 첨단 장비 수입이 여의치 않아진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사업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일본 수출 규제의 대안으로 미국 생산 거점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말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건물을 언급하며 미국에 대한 투자를 장려했고,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일본의 최우방국인 미국을 ‘안전지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에 파운드리(위탁생산) 법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는 세탁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나의 시나리오일 뿐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는 없다"고 했지만, 일본과의 무역 마찰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공급사슬(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 조정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인 만큼 정치·외교 여건에 따라 공급사슬을 민감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후 중국 내 생산거점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한·일 무역분쟁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이 그룹의 제조업 라인을 중국에서 전면적으로 철수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삼성은 실제 일부 사업에선 중국 내 투자를 되레 늘리고 있다. 일례로 휴대폰 공장을 철수한 톈진에서 시장성이 보이는 자동차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장과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은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춰 최적의 생산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 분쟁이 글로벌 공급사슬의 재편에 영향을 주는 게 삼성의 글로벌 생산거점 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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