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움직인건 중대형…“실수요 가능성 커”

조선비즈
  • 이재원 기자
    입력 2019.07.22 06:07

    집값 상승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된걸까?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낼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아파트값 오름세가 어디서 시작됐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내리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달 말부터 내림세가 멎었고, 최근 3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중소형이 주목받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중대형이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내리던 서울 아파트 값은 올해 6월 24일 조사에서 내림세가 멈췄고, 이후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민간 조사 기관에서는 이보다 빨리 오름세가 감지됐다. 하지만 정부는 서울 집값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며 국지적인 불안만 보이는 상태라고 진단했었다. 그러던 정부가 시장에 구두 개입을 시작한 것은 가장 보수적인 결과를 내놓는 한국감정원조차 서울 집값이 오른다는 통계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분양가 상한제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며 추가 규제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의 아파트 값 변화를 지역별로 보면 지역별로는 강남지역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지난 7월 1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01% 상승했다. 특히 많이 오른 곳은 동남권에 몰려 있었다. 강남구가 0.04% 상승한 것을 비롯해 서초구와 송파구가 각각 0.02~0.03%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강남 재건축발 집값 상승이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그렇게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도 올해 집값이 가장 많이 내린 축에 속하는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올해 들어 7월 15일까지 강남구 아파트 값은 2.54% 내렸다. 서초구와 송파구 아파트 값도 각각 2.24%와 1.71% 내리며 서울 평균 하락폭(1.62%)을 웃돌고 있다. 많이 떨어진 만큼 반발력도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언급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다시 얼어붙기도 했다.

    그렇다면 누가 어떤 집을 사서 집값 통계가 반등한 것으로 나왔을까. 투자수요가 다시 움직이는 것인지, 실수요가 움직인 것인지에 따라 집값이 어디로 움직일 것인지, 어떤 추가 규제가 필요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의 시계열 자료를 아파트 규모별로 구분해보면 중대형인 전용면적 85㎡ 초과~102㎡ 이하 구간의 상승률이 유독 높았던 것이 눈에 띈다. 7월 8일 기준 조사에서 서울 중대형 아파트는 1주일 전보다 0.07% 상승했다.

    소형인 40㎡ 이하는 0.05% 하락했고, 중소형인 40㎡ 초과~60㎡ 이하는 0.03% 상승했다. 중형인 60㎡ 초과~85㎡ 이하는 0.01%의 미미한 상승세를 보였고, 대형에 속하는 102㎡ 초과~135㎡ 이하는 0.02% 상승세를, 135㎡ 초과는 0.01% 내렸다. 가장 작은 아파트와 가장 큰 아파트 값은 내려갔고, 소형과 중소형, 대형은 미미하게 오른 가운데 중대형만 크게 오른 것이다

    과거 서울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는 시기에는 중소형이 상승을 주도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몰리면서 소형 아파트부터 차례로 값이 올랐다. 특히 정부가 2017년 임대사업자의 혜택을 강화한 8·2 대책을 내놓은 이후에는 투자수요가 더 몰리며 중소형이 큰 폭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부각하며 중대형이 오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민규 파인드아파트 대표는 "그동안 가격 상승이 전용면적 59㎡와 84㎡ 등 중소형에 집중되면서 중대형과의 가격 차가 좁혀졌던 상황인데 이를 해소하는 과정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중대형의 반등은 소수의 거래에 의한 착시효과일 수 있는 만큼 해석에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국지적 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시장 움직임을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도 중대형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매력이 부각된 것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특히 실수요자가 매수에 나선 신호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대형은 임대주택등록 혜택이 없어 투자 매력이 적다"면서 "결국 실수요자가 더 많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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