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좀 보러왔어요" 이럴 필요 없어요… 부동산 新바람, 젊은피 5총사

조선일보
  • 임경업 기자
    입력 2019.07.15 03:10

    [Close-up] 설계부터 중개·인테리어까지… 다섯명의 스타트업 대표들

    부동산을 사기 위해 현장에 가보지 않아도 VR(가상현실)을 통해 매물로 나온 집 내부를 둘러본다. 빅데이터가 주변 시세와 매물의 호가를 비교해 주고 학군도 알려준다. AR(증강현실)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3D(3차원 입체)로 우리 집 모형이 뜨고 마음껏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다. 부동산에 빅데이터·VR·AR·머신러닝(기계학습)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입힌 비즈니스가 확산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property)과 테크(technology·기술)를 합성한 산업을 뜻하는 '프롭테크(proptech)'는 2010년 이후 미국에서 생겨났다. 이 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 업계의 떠오르는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투자 유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직방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1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총 누적 투자금액은 2200억원을 돌파했고, 기업가치 70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목전에 두게 됐다.

    한국만이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 세계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돌파해 5년 사이 10배가 불어났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많은 서류와 복잡한 일 처리, 높은 수수료 등 오래된 부동산 산업의 공식이 프롭테크로 현대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엔 100여 개 스타트업과 기업이 프톱테크에 도전장을 내고 활동 중이다. 본지가 국내 유망 프롭테크 스타트업 다섯 곳의 대표를 만났다.

    시작(설계)부터 끝(거래)까지 기술로 간편해진 부동산

    지난 8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난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가 자사 웹사이트에 아파트 평면도를 입력하자 2초 만에 화면에 3D 아파트 공간이 나타났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현실(VR)에 가구와 전자제품을 배치하는 등 자유롭게 인테리어를 해 볼 수 있었다.

    프롭테크 대표 기업 5사
    /자료=각 사, 사진=김연정 객원기자
    어반베이스는 가로·세로 길이가 적힌 평면도를 3D 가상공간으로 변환해주는 프로그램을 3년 전 개발했다. 원리는 법으로 정해진 용도별 건축설계 기준을 바탕으로 컴퓨터가 높이값을 추정해 평면도를 입체화하는 것. 하 대표는 "과거 건물 설계 때 평면도를 보고 완성된 건물을 상상해야 했다면,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선 가상현실에 나타난 입체 집모형을 보면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집이 지어지면 인테리어를 할 차례다. 스타트업 집닥은 인터넷과 앱을 통해 인테리어를 중개한다. 박성민 대표는 "대형 가구 매장에 가도 전시 샘플은 많아야 20개 정도지만, 집닥에서는 3000여개의 다양한 인테리어 표본 사진을 보고 견적을 낼 수 있다"며 "남들은 어떻게 집을 꾸몄고, 견적을 어떻게 냈는지 비교하면서 내 집을 꾸밀 수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인테리어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인 셈이다. 집닥은 창업 4년 만에 월평균 거래액 140억원을 돌파했다.

    살던 집을 팔 때도 프롭테크가 쓰인다. 직방은 아파트·원룸 매물 정보를 앱을 통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안성우 대표는 "과거 공인중개사와 지역 거주민만 알 수 있었던 정보를 모아 사용자에게 제공해 '현명한 내 집 마련'을 돕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라며 "빅데이터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직방은 실거래가, 주변 학군 정보,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 평균 등 집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보여주면서, 월 사용자 500만명(자회사 서비스 포함)을 돌파했다.

    기업들의 사무실 고민도 프롭테크로

    알스퀘어는 '기업들의 공인중개사'를 자처하는 스타트업이다. 사무실을 구하는 기업이 임차 중개를 의뢰하면 사무실 추천·비교·계약부터 인테리어 시공까지 한번에 해결해준다.

    어반베이스의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현실에서 꾸민 인테리어 모습. 평면도를 입력하면 3차원 입체 모형으로 바꿔주는 기술이 쓰였다.
    어반베이스의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현실에서 꾸민 인테리어 모습. 평면도를 입력하면 3차원 입체 모형으로 바꿔주는 기술이 쓰였다. /어반베이스

    이용균 대표는 "인구 20만 명 이상 도시의 빌딩 공실 현황과 건물주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기업들에게 최적의 입지와 조건을 추천해준다"고 말했다. 소문을 탄 알스퀘어는 월 평균 계약 체결 40건을 돌파하며 작년 매출 4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 6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스파크플러스도 최근 강남 삼성동에 10호점을 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목진건 대표는 "산업의 흐름이 바뀌면서 IT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고, 성장도 빨라 사무실 이전을 자주 한다"며 "이런 기업들은 사옥을 짓거나 사무실 장기계약을 꺼리기 때문에 공유오피스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스파크플러스는 임차한 사무실을 직원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나 기업에 재임대해 주고, 앱을 통해 회의실 예약·주차 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임대료를 받는다. 목 대표는 "중국 상하이 공유오피스 점유율은 7% 내외지만 한국은 아직 1%가 안 된다"며 "공유오피스 산업은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新바람 5인, 트렌드쇼에서 만나세요]

    국내 대표 프롭테크 스타트업 5개 업체의 대표 및 임원이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리는 '2019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서 '기술이 바꾸는 부동산의 미래'를 주제로 최신 부동산 트렌드를 강연한다.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Property)에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서비스와 산업. 2010년 이후 해외 스타트업들이 부동산 중개나 설계·인테리어에 모바일 앱과 빅데이터·AI(인공기능)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생겨났다. 유명 스타트업으로는 위워크(공유 오피스 서비스), 에어비앤비(숙박 중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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