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가세… 판 커지는 모바일 대출

조선일보
  • 정한국 기자
    입력 2019.07.12 03:11

    은행 가지않는 스마트폰 대출… 소득정보·거래기록 없어도 가능

    "고객님, 도와드릴 테니 모바일 대출 한번 해보시겠어요?"

    지난 8일 신용대출을 받으러 서울 시내의 대형 은행 지점을 찾은 박모(40)씨는 창구 직원에게 이런 권유를 받았다. 은행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p·앱)을 이용하면 별도 서류를 작성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대출이 되는 데다, 앞으로 모바일 대출 상품이 많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시험 삼아 해보라는 것이었다. 박씨는 "모바일로 대출을 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신 같은 게 있었는데 쉽게 대출이 되는 걸 보면서 괜히 은행 지점까지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잇따르는 모바일 대출 상품
    은행 창구를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대출'이 확산되고 있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같은 인터넷은행이 선보인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이 20~40대에게 큰 인기를 얻자, 시중은행들도 적극적으로 모바일 대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지점을 찾는 고객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20~40대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핀테크 기업들까지 색다른 대출 상품을 속속 선보이면서 인터넷은행·시중은행과 삼파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래 기록·소득 정보 없어도 대출

    11일 우리은행이 출시한 '우리 비상금 대출'은 소득 정보나 직장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우리은행 계좌와 통신 관련 기록만 있다면 대출이 가능한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이다.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서 제공하는 휴대전화 기기 정보, 요금 납부 내역, 소액 결제 내역 등을 바탕으로 신용평가사에서 산정한 '통신사 신용등급'을 활용한다. 최저 3.84% 금리로 최대 300만원을 빌려주는데, 통신사 신용등급만으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 나온 것은 금융권에서 처음이다.

    하나은행이 지난 6월 출시한 모바일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컵라면 익는 시간이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컵라면 대출'로 불린다. 이 상품은 출시 후 한 달 만에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 앱에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고, 하나은행 거래 내역이 없어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금융그룹 내 대출 상품을 묶어 모바일에서 한데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KB금융이 이달 초 선보인 'KB 이지대출'은 스마트폰 앱 '리브메이트'로 은행과 카드, 캐피털, 저축은행 등 4개 계열사가 보유한 대출 상품을 한 번에 조회하고 대출도 받을 수 있게 한 상품이다. 신한금융은 이보다 앞서 작년 7월 계열사 대출 상품을 한눈에 보여준 뒤 맞춤 상품을 골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대출마당'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모바일 대출 비교 상품도 잇따를 듯

    하반기엔 금융권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이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7월 핀다, 토스, 핀셋, ㈜핀테크, 마이뱅크 등 5개 기업이 각각 선보일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가 태풍의 눈이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자기 신용 등급이나 소득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주요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대출 금리나 한도를 한 번에 보여주는 게 핵심이다. 소비자가 대출 조건을 알아보려고 여러 은행을 다니며 상담을 받거나, 은행 앱 여러 개를 깔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특히 고객 1000만명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 '토스'가 이 서비스를 선보이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중·장기적으로 인터넷은행이 1~2개 더 생기고 핀테크 기업들이 더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면서 모바일 대출 경쟁이 점점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모바일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 치열해질수록 최종적으로는 금리 경쟁으로 전개되며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다만 모두 무리한 대출을 하지 않는지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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