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12일 협의서 전략물자 관리실태 놓고 공방전 예상

입력 2019.07.11 14:39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두고 1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양자협의에서는 일본 측이 문제를 제기한 전략물자 관리실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수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려는 일본측 핵심논리를 둘러싸고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일본 경제산업성과 산업부가 실무 협의를 통해 1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실무자간 양자협의를 갖기로 했다"며 "일본이 지난 1일 발표한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이 문제를 제기한 우리나라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일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양자협의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입장 차이는 명확하다. 우리는 정부 담당자가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하니 양자협의라고 주장하지만, 일본은 실무 차원의 설명회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일본은 이와 관련해 한번도 양자협의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 측에서는 실무적인 설명회 성격의 회의라는 입장을 전제했지만,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그간 조치에 관한 일본의 소명을 듣는 것은 협의에 해당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양자협의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당초 국장급 양자협의를 원했지만, 일본의 요구로 과장급으로 급이 낮아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양자협의에 우리나라는 산업부 무역안보과장과 동북아통상과장, 주일한국대사관 상무관(국장급) 등 5명이, 일본은 무역관리과장과 한국 실장 등 5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이 협의를 할 때 보통 각국 공관의 외교관들이 대표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데 우리나라는 일본에 국장급 상무관이 파견돼있기 때문에 국장급이 양자협의에 참석하는 것"이라며 "메인 스피커는 상무관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과장급 협의와 국장급 협의를 동일하다 할 수는 없지만 양국 협의와 관련해서는 어떤 급이 만나 협의를 하느냐보다 어떤 사안을 논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경위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수출허가 절차 변경 등의 내용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이라 과장급 레벨에서 논의하면 일본이 향후 운영하고자 하는 제도의 방향성이나 관련 세부 사안 등을 우리가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유용하다고 본다"고 했다.

정부는 12일 열리는 양자협의를 계기로 이를 국장급 이상의 협의 채널로 격상하는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단 이번 양자협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유와 근거 등을 듣고 우리의 입장을 일본에 전달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며 "향후에는 보다 격상된 국장급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가면서 한국의 수출 규제 조치를 철저하게 준비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응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일본 측이 한국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견했던 부분이고 내부적으로 준비를 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일본이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사전에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어떤 품목에 대해서 제재 조치 왔을 때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해야한다는 것은 이미 준비가 다 돼있다"며 "산업부 차원에서는 산업, 통상, 무역 등이 각자 나눠 총력 대응을 하고 있고, 타부처에서도 외교, 재정, 세재 분야 등에서 유기적으로 팀을 이뤄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DB
정부는 양자협의에 앞서 일본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 경제산업성이 안전보장 무역정보센터(CISTEC) 홈페이지에 공개한 불법수출 사례에서도 일본산 불화수소가 우리나라를 경유해 북한으로 반출, 적발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본 후지TV 등이 의혹을 제기한 우리나라에서의 불화수소 무허가 수출 적발 사례도 일본이 문제삼는 일본산 불화수소의 북한 유출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무허가 수출 적발 건수가 많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수출통제 시스템의 신뢰도에 의구심을 품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력히 항변했다. 박 실장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출통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미국도 무허가 수출이 적발되고 있다"며 "적발건수가 많다는 이유로 수출통제 제도의 실효성을 의심하는데, 이는 곧 무허가 수출 적발건수가 많은 미국의 수출 통제제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통제 시스템보다 우리나라 수출통제 시스템이 더 투명하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와 미국은 무허가 수출 적발실적 및 주요 사례를 공개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총 적발 건수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적발 사례만을 선별 공개하고 있다"며 "정보의 공개 범위와 방식에 있어서, 적발 건수와 목록을 함께 제공하는 우리나라가 전체 적발 사례의 일부만 선별 공개하는 국가보다 제도를 더욱 투명하게 운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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