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은 세계적” K-패션 쇼핑몰 여는 우에타다니 日 TSI홀딩스 대표

입력 2019.07.11 10:49 | 수정 2019.07.22 15:10

일본 패션 대기업, 8월 K-패션 온라인 쇼핑몰 ‘모르지’ 개장
카페24와 협력...18개 한국 패션 브랜드, 일본으로 직배송

우에타다니 신이치 TSI홀딩스 대표가 오는 8월 개장을 앞둔 K-패션 온라인 쇼핑몰 ‘모르지’를 소개하고 있다./카페24
"K-팝을 비롯해 한국의 패션과 뷰티 브랜드들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죠. 그것이 세계인들에게 통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많은 공부가 되고 있어요."

5일 도쿄에서 만난 우에타다니 신이치(49) 일본 TSI홀딩스 대표이사는 K-패션을 이렇게 평가했다. TSI홀딩스는 연 매출 1조6000억원 규모의 패션 대기업으로, 일본에선 5대 패션그룹으로 통한다. 마가렛호웰, 파리게이츠 등 45개 패션 브랜드를 일본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 수도 1200여 개에 달한다. 이 회사는 오는 8월 K-패션을 일본인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하는 온라인 직구(직접구매) 쇼핑몰을 개장한다.

일본 패션 대기업이 K-패션을 성장동력으로 삼은 이유는 다국적 기업을 지향하는 회사의 비전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우에타다니 대표는 "일본 패션 시장은 규모가 크다. 내수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다 보니, 지역 비즈니스에 머물러 있는 한계가 있다"면서 "회사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국적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협력해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SI홀딩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카페24(042000)와 한일 패션브랜드의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카페24는 스타일난다, 육육걸즈, 임블리 등 150만여 개의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이용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우에타다니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브랜드를 일본에 소개하는 것을 넘어, 자연스럽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협력해 선보일 쇼핑몰의 명칭은 ‘모르지(Morugi)’다. ‘당신이 모르는 한국의 패션 트렌드를 만날 수 있다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따왔다. 한국 패션에 관심이 많은 일본의 10~20대 여성을 공략해 18개의 한국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 현지 상품을 바로 직배송하는 형식으로, 가격과 속도 면에서 쇼핑 편의성을 높인다.

TSI홀딩스가 오사카 한큐백화점에서 선보인 한국 패션 브랜드 로라로라 팝업스토어./TSI홀딩스
우에타다니 대표는 "한국 패션은 젊고 세계적인 감각을 지녔다"면서 "K-팝 그룹은 전 세계에서 멤버와 스텝을 모아 오랜 기간 트레이닝을 거쳐 세계 무대에 올린다. K-패션도 마찬가지다. 반면, 일본 브랜드는 지역색이 강해 지나치게 여성스럽고 귀여운 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 패션 대기업이 K-패션 전문 쇼핑몰을 연다고 하니, 일본 유통업계도 관심을 보인다. 지난 3월에는 오사카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우메다 한큐 백화점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 로라로라의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로라로라는 TSI홀딩스와 유통 파트너십을 맺고 일본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전개하고 있다.

TSI홀딩스는 저 가격을 앞세운 대형 브랜드 전략을 지양한다. 대신 개성 있고 품질이 좋은 브랜드를 발굴해 정상 가격에 완판할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사업과 온라인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TSI홀딩스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 수준이다.

우에타다니 대표는 "우리 회사는 백화점 유통을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백화점 매출 비중은 15%에 불과하다"면서 "변화된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향후 이커머스 매출 비중을 50%,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일본 패션 유통은 오프라인 시장이 강세를 보인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아마존·라쿠텐과 같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발달해 있고, 패션 전문 쇼핑몰의 성장은 더딘 편이다. 따라서 한국 패션을 판매하는 전문 쇼핑몰을 열겠다는 TSI홀딩스의 도전은 이례적이기까지 하다. 우에타다니 대표는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접근하는 제로베이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업계의 관습과 관행, 규제를 부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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