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지긋지긋한 주차, 끝"… 車 스스로 빈 자리 찾아 딱 맞게 주차

조선일보
  • 오로라 기자
    입력 2019.07.11 03:10

    전후좌우에 달린 카메라·센서로 주변 차량과 거리 재며 주차

    오전 8시, 자가용을 운전해서 출근한 한 남성이 회사 정문 앞에서 하차한다. 스마트폰 앱(응용 프로그램) 속 '자율주차' 버튼을 클릭하자, 차량은 자동으로 회사 주차장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발견한 차량은 앞뒤·좌우에 달려 있는 카메라와 초음파, 라이더 센서로 양옆 차량과의 거리를 측정하며 주차한다. 차량이 주차될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약 15분. 남성은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하는 동안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올라간다.

    현실화되는 '셀프발렛파킹' 기술
    이 같은 장면은 더 이상 SF(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 IT 업체 바이두는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자사 인공지능(AI) 개발자 대회에서 동영상을 공개하고 "올해 안에 자율주차가 가능한 차량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리옌훙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은 전체 운전 시간 중 30%를 지긋지긋한 주차에 쓰고 있다"며 "자율주차 기술은 운전자에게 마지막 1㎞의 자유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운전자들은 매년 평균 107시간을 주차 공간을 찾는 데 쓰고 있다. 주차 문제가 골칫거리인 만큼 자율주차 기능에 대한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같은 완성차업체와 테슬라 등 전기차 제조사도 자율주차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바이두·테슬라·도요타… 자율주차 기술 속속 내놔

    자율주차는 어떻게 실현될까. 우선 정해진 구역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이 가능한 4단계 자율주행이 가능해야 한다. 건물 주변 도로에서 운전자가 내리면, 정밀 지도를 기반으로 주차장 입구를 찾아 진입하고, 주차 공간이 없을 경우 자리가 날 때까지 주차장 내부를 돈다. 차량 주위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로 주차장 내 운행 차량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고, 갑자기 행인이 나타났을 경우에는 일시 정지를 하면서 주차 자리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빈자리를 찾으면 주변 차량이나 기둥과 거리를 측정한다. 바이두가 개발하는 차량은 앞뒤·좌우에 총 6대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카메라 한 대는 100도 이상의 시야를 확보한다. 차량 주변 360도를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차량 앞뒤 범퍼에는 초음파 센서가 각각 6개 설치돼 있다. 초음파를 쏘아서 되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장애물과 거리를 측정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카메라와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핸들을 조작하고 주행 또는 정지 명령을 반복하며 주차한다.

    일반 주차장에선 주차에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앞으로 도시가 스마트시티로 진화하면 자율주차는 훨씬 편해진다. 도시 전체의 도로 교통 상황과 주차장 위치, 주차 상황을 관리하는 인공지능 통제 센터와 차량이 교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차량은 운전자가 하차한 뒤 인공지능에서 "지하 3층 B구역 9번째 칸이 비었다"는 정보를 받고, 빈자리를 찾는 수고를 하지 않고 곧바로 지하 3층으로 간다. 회사 주차장이 만차라면 AI가 인근 빌딩의 주차장으로 차량을 안내할 수도 있다.

    사실 기초적인 자율주차는 테슬라·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가 이미 선보인 상태다. 테슬라는 지난 4월 운전자가 주차장 빈 공간까지 차량을 이동시키면 알아서 주차를 해주는 기능이 포함된 '오토파일럿' 기술을 내놨다. 운전자가 주차된 차량을 불러내는 '서먼(summon·소환)' 기능도 있다. 단, 운전자와 차량 간 거리가 45m 이내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 도요타도 지난해 12월 빈 공간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2월 자율주차가 가능한 콘셉트 전기차의 영상을 공개했다. 운전자가 하차하면 차량이 스스로 주차장 내 충전 공간을 찾아가 무선으로 충전을 진행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일반 주차 공간으로 이동해 주차하는 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쯤 선보일 완전 자율주행 차량에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달 영국 공항에서 주차 로봇도 등장

    영국·프랑스·중국 공항에서 운전자가 내린 뒤 차량을 들어 올려 주차장으로 옮겨주는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프랑스 로봇 개발 스타트업 스탠리로보틱스는 지난해 주차 로봇 '스탠'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거대한 로봇청소기처럼 생겼다. 자동차 전면으로 다가가 차량 밑으로 지지대를 밀어 넣고 살짝 들어 올린 뒤 주차 공간으로 옮긴다. 이 로봇은 완전 무인 주차장에 차량을 빼곡하게 내려놓는다. 주차할 때 필요한 주변 공간이 필요 없어 훨씬 공간 활용에 효율적이다. 프랑스 파리·리옹 공항과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운영되고 있다. 올 8월엔 영국 개트윅 공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는 지난 4월 납작한 노란색 '주차 로봇'이 등장했다. 이 주차장 입구에 차량 밑넓이보다 더 넓은 철판이 있다. 운전자는 이 철판 위에 차량을 세우고, 하차한다. 그러면 노란색 주차 로봇이 이 철판 밑으로 들어가, 철판을 들어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이 로봇은 최대 3.5t 무게를 운반할 수 있다. 한 대를 주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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