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日대책 협의하며 '일본통' 전경련은 안불러

조선비즈
  • 한동희 기자
    입력 2019.07.10 13:49 | 수정 2019.07.10 13:54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이 정부로부터 또한번 '패싱(배제)' 당했다. 청와대는 10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며 국내 대기업 30곳과 경제단체 4곳을 초청하면서 전경련을 제외했다. 일본 재계와 탄탄한 대화채널을 구축해온 전경련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배제하면서 민간 차원의 협력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부 고위직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조선DB
    청와대는 자산 기준 국내 30대 기업 총수 또는 CEO(최고경영자)를 초청했고,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초청을 받았지만 해외출장으로 불참했다. 반면 경제 5단체 중 하나인 전경련은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전경련 수장인 허창수 회장은 GS그룹 총수 자격으로만 간담회에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청와대가 여전히 전경련 패싱 방침을 거두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전경련을 적폐로 지목,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비롯한 각종 행사에서 배제시켰다. 지난 3월 허 회장의 필리프 벨기에 국왕 환영 만찬 초청 계기로 패싱이 해소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곧 이어 "전경련과 소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다른 경제단체들은 물론, 많은 기업인들은 대일(對日) 민간 외교에서 전경련의 역할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보고 있다. 전경련은 1982년 일본의 전경련인 '게이단렌'과 '한일 재계회의'를 설립해 이어오고 있다. 일본 재계가 수출 규제 이후에도 한국 경제계와 교류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창구도 한국 전경련과의 정기 회의다.

    전경련은 양국의 외교 마찰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경제적 파장을 경고하기도 했다. 전경련이 지난 4월 연 긴급좌담회에서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한국은 부품·소재·장비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한번도 (대일본) 무역흑자를 내본 적이 없다"며 "양국간 마찰로 한국으로 올 투자가 중국과 대만으로 향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나 기업들 중에서도 전경련만큼의 대일 대화 채널을 갖고 있는 곳은 드물다"며 "갈등 완화를 위해서는 적폐 낙인을 거두고 전경련이 기여할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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