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은 30%만"… 리스크도 선택할 수 있다

조선일보
  • 이경은 기자
    입력 2019.07.10 03:04

    예금 대안 글로벌 자산배분펀드

    본격적인 1%대 이자 시대가 열리면서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오르락내리락 불안한데, 그렇다고 1%대 이자는 성에 차지 않아서다.

    이미 은행 창구에선 연 2%대 정기예금 상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금리 인심이 시중 은행보다는 후했던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4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2.2%에서 연 2%로 낮췄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 금리 인하다. 또다른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도 대표 상품인 '코드K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9일부터 연 2.1%에서 연 2.05%로 내렸다.

    예금 대안을 찾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이란,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뿐만 아니라 리츠·원자재 같은 틈새 자산에도 골고루 투자해서 예금 이자의 더블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 상품을 말한다.

    최근엔 투자자 본인이 자금 집행 전에 먼저 주식과 채권 비중을 정해놓고 운용하는 신개념 자산배분형 상품도 등장했다.

    ◇위험·안전자산 비중 미리 정하는 TRF

    최근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와 재가입하려던 주부 김모씨는 낮아진 예금 이자에 깜짝 놀랐다. 김씨는 "안전하게 자산을 굴리고 싶은데, 그렇다고 다시 예금에 가입하자니 이자가 너무 낮아져서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배분형 펀드 성과 그래프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4일 국내 최초로 선보인 타깃리스크펀드(TRF·Target Risk Fund)는 김씨처럼 주식시장에 입문하려는 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이다. 타깃리스크펀드란, 펀드의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처음 정해진 대로 일정하게 유지해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을 말한다. 기존에 나와 있는 여타 상품과 달리, 투자자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예컨대 TRF 7030이라는 상품은 위험자산(선진국 주식)과 안전자산(국내 채권)의 비율이 70대30이다. TRF 5050는 절반씩 섞인 혼합형 상품으로 중립형 투자자에게 알맞다. TRF 3070은 위험자산 30%, 안전자산 70%로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다.

    문경석 삼성운용 상무는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길어진 노후에 대비하려면 투자를 해야 하고, 이때 수익을 올리려면 손실 위험도 일부 짊어져야 한다"면서 "TRF는 투자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두 발 뻗고 편히 잠잘 수 있게 사전에 본인 스스로 리스크(위험 수준)를 선택해서 가입하는 신종 재테크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상품 3종은 선진국 주식과 국내 채권만 담아 배분하지만, 향후 리츠(REITs·부동산 간접투자)나 신흥국 주식·채권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 상무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실시간 거래되는 ETF(상장지수펀드) 형태여서 일반 펀드와 비교하면 최대 0.8%포인트 비용이 적게 든다"면서 "저비용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로 투자할수록 세후 수익률은 더 높아져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익률 격차 크니 옥석 가려야"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미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기간에 화끈한 성과를 얻진 못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익이 점점 쌓인다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증권가에선 우보만리(牛步萬里·소걸음으로 1만리를 간다는 뜻) 상품이라고도 부른다. 글로벌 자산배분형 펀드의 최근 1년 성과는 4.4% 정도인데, 시간을 길게 늘려서 5년 동안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29%까지 높아진다.

    김경식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대표는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이라고 해도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게 되면 채권으로 방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일반적으론 3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 유리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바로 대응하는 측면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이라도 원금이 보장되진 않으며, 상품별로도 수익률 차이가 크니 주의해야 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의 최근 1년 수익률은 최상위권이 9%대로 양호하지만, -6.8%까지 떨어져 부진한 열등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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