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 1호기 사태' 늑장대응 언급 없이… 원안위, 한수원 잘못만 2시간 지적

조선일보
  • 최인준 기자
    입력 2019.06.25 03:07 | 수정 2019.06.25 15:42

    "당시 직원이 열출력 계산 오류… 원자로는 무자격자가 가동해" 원안위원장, 사고 알고도 만찬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4일 전남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지난달 한빛 원전(原電) 1호기 열출력 급증 사고는 원전 운영에 필요한 교육을 받지 않은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 엉뚱한 지시를 내리는 바람에 일어났다"는 내용의 특별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원자로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면 가동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열출력을 잘못 계산해 오히려 가동 속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안위는 이날 2시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의 문제만 지적하면서, 자신들이 사고 당일 원전에 이상이 발생한 지 11시간 뒤에야 가동을 중지시키는 등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빛 1호기는 지난달 10일 오전 10시 30분쯤 원자로의 출력 제어 능력을 시험하던 도중 원자로의 열출력이 제한치(5%)를 넘어섰고 같은 날 오후 10시 2분 수동으로 정지됐다.

    손명선 원안위 안전정책국장은 "한수원이 최근 원전을 제어하는 제어봉의 성능을 확인하는 측정 방식을 14년 만에 바꿔놓고, 담당 직원에겐 바뀐 방식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았다"며 "이 직원의 잘못된 계산을 근거로 원자로에서 빼지 말아야 할 제어봉(원자로 출력을 조절하는 장치)을 제거하도록 지시가 내려졌고, 이 지시에 따라 운전 자격이 없는 직원이 별도의 감독 없이 원자로를 조작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어봉은 원전 출력을 낮추는 장치로, 자동차의 브레이크에 해당한다. 열출력이 높으면 제어봉을 원자로에 넣고, 낮으면 제거한다.

    원안위는 이번 가동 중지로 핵연료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1986년 폭발한 체르노빌 원전과 달리 한빛 1호기는 열출력이 25%를 넘을 경우 자동으로 가동이 멈추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출력이 급증해도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안위는 자신들이 늑장 대응을 했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당시 원안위는 오후 6시 가까이 돼서야 위원들에게 사고 상황을 알렸고,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사고 상황을 인지한 뒤에도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했다. 원안위는 야당의 지적이 나온 지난 14일 "사고 당시 오전 10시 53분쯤 한수원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긴 했지만, 열출력이 급증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오후 4시쯤 한빛 원전 1호기 현장을 조사하고 열출력이 제한치를 넘은 사실을 확인해 바로 한수원에 수동 정지 검토를 지시했다"는 해명 자료를 낸 바 있다. 원안위원장의 정지 지시는 오후 9시 30분에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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