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유산균 전쟁'

조선일보
  • 유지한 기자
    입력 2019.06.24 03:08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5년새 4배로

    고혈압 치료제 등 전문 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던 대원제약은 지난 4월 유산균 건강 기능 식품 '장대원'을 약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본래 온라인에서만 팔던 제품이지만, 최근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몸에 좋은 세균) 제품 시장이 커지자 유통 채널 확대에 나섰다. 3월에는 유명 배우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제품 홍보도 시작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맞춰 판매처 확대 등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라고 했다.

    급성장하는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회사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12년 519억원에서 2017년 2173억원으로 4배 이상이 됐다. 업계는 2022년에는 이 시장의 규모가 3800억원에 이르면서 프로바이오틱스가 비타민(약 2260억원·2017년)을 제치고 홍삼(약 1조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찾는 건강 기능 식품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내세운 유산균 시장

    프로바이오틱스는 대부분 유산균 제품이다. 장(腸)까지 도달해 유해균의 증식을 막고 유익균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장 건강뿐 아니라 면역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CJ제일제당 등 식품 업체뿐 아니라 제약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100여 업체가 2000여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2016년 '락토핏'을 출시한 종근당 계열사인 종근당건강이 전체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락토핏은 지난해 900억원, 올 1분기에만 440억원어치가 팔렸다.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판매 업체 쎌바이오텍은 지난해 6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성장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시장 외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식약처에서 인정한 프로바이오틱스 19개 종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19개 가운데 일부 또는 전부를 조합해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만 인증받으면 된다. 많은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이렇다 보니 "제품 간 기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슷한 효능 탓에 마케팅 경쟁 거세져

    효능이 비슷해 차별화가 쉽지 않다 보니 제약사들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올해부터 텔레마케팅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에는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에도 입점, 어린이 고객도 공략 중이다. 종근당건강 관계자는 "홈쇼핑, 면세점 입점, 온라인 등 모든 유통 채널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쎌바이오텍은 지난 4월부터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또 분기에 한 번씩 약사 30여 명을 초청해 자사 제품을 설명·홍보해 오던 것을 올해 들어서는 매달 실시하고 있다. 한독은 온라인 유통 채널에 집중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전년도 대비 디지털 마케팅 비용이 4배로 늘었다.

    식약처로부터 장 건강뿐 아니라 별도의 기능을 인정받아 제품을 차별화하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4월 식약처에서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인정받은 '다이어트 프로바이오틱스'를 출시했다. 일동제약은 아토피 개선 기능으로 허가받은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를 이용, 현재 건강 기능 식품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을 인정받기 위해 임상 등을 받으려면 2억~5억원 정도가 드는데, 소규모 업체들은 이렇게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은 '장 건강에 좋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내세운 마케팅 전쟁이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