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바닥론·경기 침체 우려에 혼란…실수요자 집 사야 할까

조선비즈
  • 유한빛 기자
    입력 2019.06.22 14:24

    상반기 내내 이어지던 서울 집값 하락세가 멈추고 일부 지역에서 반등 기미가 보이면서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다.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라 실수요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서울 집값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새 0.03%가 올랐다. 재건축 단지의 집값이 먼저 오르기 시작한 가운데, 약보합권에서 움직이던 일반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이후 29주만에 상승했다. 대치 은마, 잠실주공5단지, 둔촌주공 등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예정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주변 아파트 가격도 끌어올린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울 잠실나루역 인근 상가의 공인중개사무소들. /박상훈 기자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제 환경도 변할 조짐이 보인다. 한국의 경제 성장 동력이 악화했다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이 잇따르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지난 18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애초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20년 중으로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이 지급되면 이 유동자금이 결국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온다.

    ◇전문가들 "집값 바닥론 이르지만, 하반기 서울은 강보합 전망"

    상당수 전문가는 집값 바닥론을 주장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올 하반기 서울 주택시장은 강보합 장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저렴하게 나온 급매물 위주로 계약이 이뤄질 뿐 거래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지금 서울 집값이 바닥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규제로 매매가 위축되면서 한 두건 거래된 물건이 시세를 형성하는 상황"이라며 "일단 하락세는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이 오르내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최근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실수요자들이 움직였다는 것"이라면서 "전국이 규제를 받는데 서울에서만 집값이 오르는 지역이 나타난 이유는 결국 수요와 공급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수요가 많은 서울의 경우에는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행동에 나선 게 (주택 매매) 가격에 반영되는 것 같다"면서 "올 하반기 서울 주택시장은 강보합, 수도권과 지방은 약보합 장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주택 구입 시기, 자금 여력이 결정···급매물·청약 고려할 만"

    그렇다면 당장 내집 마련에 나서야 하는 것일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전세 보증금 정도는 가진 상태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을 노리거나 청약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적극적으로 집을 살 시점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한국의 경제의존도가 높은 중국이나 미국에서 경제위기가 생길 경우에는 국내 주택 가격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주택자라도 투기과열지구 등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려면 주택담보대출을 40%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거주 중인 집의 전세보증금으로 (구입할 집값의) 60~70% 정도는 확보한 경우에 매수에 나서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주택가격은 사실 (1997년) 금융위기 때 유일하게 연 14%대 내렸고, 그 외에는 연간 기준으로 8% 이상 빠진 적이 없다. 올해도 전체적으로는 강보합 장세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수요자라도 집을 살 때는 집값이 1억 이상 떨어질 가능성도 생각하면서 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시장 거품이 터지거나 미중 무역 전쟁이 최악으로 가는 등 대외 변수가 생기면 국내 부동산시장이 단기적으로 폭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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